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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국방부장관은 최근 인사청문회에서 국무총리 및 다른 장관 후보자들과는 달리 도덕성과 관련 ‘무결점’으로 인정받았다. 김 장관은 사회에서도 흔한 위장전입이 단 한 건도 없었고 아들은 육군 병장 만기 제대한 것으로 밝혀졌다. 야당 국회의원들이 김 장관의 도덕적 결함을 찾기 위해 조사하던 중 ‘과속운전 고지서 발부’ 만을 찾아내는데 그쳐 ‘도덕적 결함 찾기’를 아예 포기했다는 후문이다. 더욱이 군의 주요요직을 거치고 합참의장까지 역임한 그가 살고 있는 집이 20평형대 아파트인 것은 세간의 화제거리까지 됐다.
이러한 이유에서일까. 김 장관의 인사청문회는 각종 정치공세가 오간 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와 달리 시종일관 ‘정책청문회’로 진행됐다. 후보자들의 도덕적 결함을 밝히는 신변논쟁만이 난무했던 그동안 정치권의 인사 행태에 실망한 국민들에게 신선한 바람이었음이 분명하다.
정치권은 물론 국방부 등 관련부처에서도 이번 임명을 두고 ‘환영’ 분위기가 이어졌다. 김 장관은 주요 야전지휘관과 참모, 육사교수, 정책부서, 군사외교, 전략 등 폭넓은 경험을 쌓은 이른바 ‘문무 겸비형’ 군인이다. 영국 국방대학원과 독일 육사를 졸업한 실력을 바탕으로 통역 없이도 국제회의에 참석할 정도로 영어 구사력이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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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장관의 취임은 김 장관이 독실한 불자라는 측면을 떠나 총무원장 선거를 앞둔 불교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반시민들과 불자들은 94년과 98년 종단 사태를 지켜보고, 각종 언론에 오르내리는 일부 스님들의 비위사실에 염증을 느끼고 있을 터다. 한국사회 직업군에 대한 국민신뢰도 조사에서 소방관, 간호사 등에 미치지 못하는 19위를 차지한 ‘스님’이란 직접아닌 직업은 이것을 반증한다. 총무원장 선거에 직면한 지금, 불교계에 가장 필요한 것은 김 장관 취임에서 보여진 ‘청정성’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