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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 세월이 지나간 절집에 선지식의 이름들이 남아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승보(僧寶)사찰 송광사의 경우는 조금 특별하다. ‘혜린(慧璘)’이란 이름으로부터 시작된 송광사 역시 많은 선지식의 이름들이 남아 있지만 지눌 스님으로부터 시작된 열여섯 분의 국사(國師) 이야기는 다른 절집과는 표지부터 다른 송광사만의 포트폴리오(portfolio)다.
학인 스님들이 법회를 위해 좌복을 나르고 있다. 어른 스님들이 앉는 좌복이다. 그 옛날, 부처님은 보리수 아래서 풀방석에 앉아 깨달음을 얻었다. 연화대(蓮花臺)의 유래가 이 풀방석이다. 송광사를 승보사찰이라 부른다. 학인 스님들의 어깨 위에 놓인 저 좌복은 언젠가 학인 스님들도 앉아야 할 풀방석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