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종회 4대 종책모임인 무량회, 무차회, 보림회, 화엄회가 9월 29일 전 종회의장 자승 스님을 후보로 추대예정인 가운데 승가 각 단체에서 이에 대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청정승가대중결사(의장 진오,이하 대중결사)는 9월 26일 성명서를 통해 “화엄회의 선거후보자 선출 등 세몰이는 개인적 선호에 따라 지극히 자연스럽지만 선거인단 321명중 81명을 차지하는 종회의원들이 집단ㆍ공개적 과시행동은 갈등의 불씨가 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중결사는 “종권집착적 집단행동은 이에 소외된 종회의원과 교구본사 혹은 영향력을 키우려는 반대세력을 자극하게 되고, 위축을 주는 만큼 비방과 흑색선전, 괴문서와 같은 진흙탕 선거를 초래한다”며 종책토론회 개최를 촉구했다.
대중결사는 끝으로 “종회의원의 집단적 대결구도나 교구본사 주지 1인 혹은 문중화합을 명목으로 10인의 선거인단을 밀실에서 결정하는 방식은 소수에 의한 종속화”라며 “12,000여 출가대중의 뜻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현행 간선제에서 누구나 공정하게 참여하는 직접선거제로 바꿀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대중결사의 성명발표에 이어 ‘불교지도자넷’ 또한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지 마라’는 성명을 통해 “4대 종책모임과 엄정중립을 지켜야 할 19개 본사 주지스님들이 특정스님을 지지하는 집단행동은 기득권 수호와 자리 배분을 위한 야합이라는 오명으로 자유로울지 의문”이라며 이러한 합종에 대한 명확한 당사자들의 입장과 승적정정 문제 등에 관한 자승 스님 본인의 해명을 촉구했다.
‘불교지도자넷’은 “절대적으로 지지하는 후보에 대한 대의명분과 정당성 확보에 실패한다면 향후 집행부 불신 등 여러 문제들이 파생될 수 있다”며 “자승 스님의 지지 세력이 종단정치 판세를 장악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더욱 스님의 지지 세력은 아래 문제제기에 대해 대 공개적이고 구체적인 답변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대중결사와 불교지도자넷의 성명 전문이다
종회의원은 종책토론회를 개최하라!
지난 9월 24일 조계종 중앙종회 종책모임 화엄회는 제33대 총무원장 선거후보자를 선출하여 세몰이에 나섰다. 물론 개인적인 선호도에 따라 총무원장 후보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러나 현행 선거인단 321명에 의한 간접선거 방식에서 종회의원 81명은 당연직 선거인단이므로 종회의원들이 집단적이고 공개적으로 세력을 과시하는 행동은 갈등의 불씨가 되고 이로 인해 청정해야할 선거가 혼탁해질 우려가 있다.
매우 걱정스러운 것은 화엄회뿐만 아니라 다른 종책모임과 계파에 소속되지 않은 종회의원도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세속적인 여당과 야당의 정치집단처럼 권력세습화를 답습하고 있다는 것이다.
종권집착적 집단행동은 이에 소외된 종회의원과 교구본사 혹은 영향력을 키우려는 반대세력을 자극하게 되고, 위축을 주는 만큼 비방과 흑색선전, 괴문서와 같은 진흙탕 선거를 초래한다.
우리는 후보자들이 공정하게 참여하는 “종책토론회”를 제안한 바 있다. 과거의 선거에서 후보자들이 과열선거운동에 치우쳐 종책과 공약사항을 문서로 대체하고 선거인단만 찾아다니는 토론회 무산을 경험한 바 있기 때문에 종단발전에 도움되는 종책을 생산하는 종책토론회로 후보자를 검증해야 한다.
우리는 종회의원이 전면에 나서서 갈등과 경쟁을 유발하는 세력과시 보다 종책토론과 건전한 선거문화를 이끌어내는데 더 노력하고 열정을 보이는 것이 최우선적인 책무라고 생각한다.
종회의원은 일반 스님에 비해 면책특권과 같은 엄청난 특혜와 존대를 받고 있다. 중앙종무기관과 주요 공직의 교직자에게는 엄정한 중립선거를 요구하면서도 본인들은 계파의 이익에 따라 특정 후보 옹립으로 이율배반적이고 파렴치한 행동을 하고 있다.
때문에 종회의원의 집단세력화는 기득권을 영구히 누리려는 이기적인 행동이고, 신성한 선거를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좌지우지하겠다는 오만한 권력남용이며, 공정한 경쟁을 바라는 종도들의 염원을 무시하는 선거 무력화 전략이다.
이는 모든 후보자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종도들은 후보자들이 스스로 어떻게 종단을 이끌고 나갈 것인지, 왜 총무원장이 되고자 하는지를 열린 공간에서 소신을 밝히고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를 이행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또한 모든 후보자와 교구본사별 선거인단 그리고 종책모임은 합리적인 절차와 종법에 따라 선의의 경쟁을 하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이를 위반하면 응당한 책임을 지겠다는 준법서약과 실질적인 실천도 병행해야 사부대중의 지지를 받을 것이다.
다수의 대중이 투표에 참석할 수 없는 현행 제도는 12,000여명의 출가대중의 뜻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폐해를 낳고 있다. 종회에서는 종단의 미래청사진을 개발하고 논쟁을 통해 역량을 강화하는 선거의 장점을 살려 시대상황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
우리는 종회의원의 집단적인 대결구도나 교구본사 주지 1인 혹은 문중화합을 명목으로 10인의 선거인단을 밀실에서 결정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은 소수에 의한 종속화로 판단한다.
따라서 다음 선거에서는 종도들의 뜻이 반영되는 출가자(비구, 비구니) 누구나 공정하게 참여하는 직접선거제로 바꿀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이것은 종단의 어려운 현실과 미래발전에 중요한 리더를 뽑는 선거이기 때문에 서로 상처받지 않고, 선거 룰을 공정하게 유지하면서 출가대중의 뜻을 공유하는 종단운영에 큰 디딤돌이 될 것이다.
불기 2553(2009)년 9월 26일
청정승가를 위한 대중결사.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지 마라
귀의삼보하오며,
제 33대 총무원장 선거를 불과 20여일 앞두고 종단 안팎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일들이 심히 우려스럽습니다.
종교계 행정수반을 선출하는 일에 괴문서가 등장하고, 전체 종도들의 민의를 대변해야 할 중앙종회 4대 종책모임과 엄정중립을 지켜야 할 무려 19개의 본사주지스님들이 특정스님을 지지한다는 언론보도가 있었습니다.
선의의 경쟁과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후보자 검증, 사부대중의 의견을 충실히 반영하는 제33대 총무원장선거가 되기를 바라는 종도들의 염원이 일거에 소멸되었다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현재 전개되고 있는 특정후보에 대한 종단 지도층의 집중적인 지지가 종법상에는 문제가 없다 할지라도, 기득권 수호와 자리 배분을 위한 야합이라는 오명으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절대적 지지는 그 결과에 대한 책임 또한 막중함도 알아야 합니다.
절대적으로 지지하는 후보에 대한 대의명분과 정당성 확보에 실패한다면 향후 집행부에 대한 불신을 비롯하여 여러 문제들이 파생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종단이 분규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적자생존, 약육강식! 그것은 죽음의 논리요, 공멸의 정치입니다. 본디 조화와 협동의 원리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자연입니다. 만물의 질서가 그러하고 우주의 본래면목이 그러합니다. 하물며 수행자 집단의 일입니다.
더불어 수행과 교화로서 복과 덕을 나누는 ‘거룩하고 청정한 교단’을 만들기 위해서는 설령 지도이념과 정치적 성향이 다르고 세력의 차이가 있다하더라도 마땅히 지켜야 할 최소한의 규범과 대의가 있습니다.
종단의 지도자를 선출함에 있어서 선거권자들은 사감을 배제하고 후보자들에게 엄격한 기준의 잣대로서 검증의 칼날을 들이대며, 불편부당하게 공정성과 기회를 보장할 때 종단과 불교는 발전합니다.
자승 스님의 지지 세력이 제33대 총무원장 선거의 종단정치 판세를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한 뜻에서 스님의 지지 세력은 아래의 문제제기에 대하여 대중이 납득할 수 있도록 공개적이고 구체적이며, 성의있는 답변을 회피해서는 안 됩니다.
1. 당해 후보자가 총무원장으로서 이 시대 어떤 필요한 덕목을 충분히 갖추 었는지 밝혀 주시기를 바랍니다.
2. 세간에 회자되는 여러 말들에 대한 사실여부의 진실은 무엇인지 밝혀 주 시기를 바랍니다.
3. 타 후보자와 비교에서 수승한 점은 무엇인지 밝혀 주시기를 바랍니다.
4. 승랍문제와 관련하여 일체의 서류를 공개함으로써 조계종의 지도자로서 손색없는 기본적인 요건을 갖추었음을 증명할 의향은 없는지요?
5. 종회의 각 계파가 합종을 하게 된 구체적이며 논리적 근거(정치적 이유포 함)는 또한 무엇입니까? 아울러 밝혀 주시기를 바랍니다.
어느 후보를 막론하고 진정한 화합으로 종단을 안정적인 상태에서 경영하려면 제기된 의문이 해소된 신뢰 위에서만 가능하기에 쏟아지는 의혹들에 대하여 대중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입니다.
우리는 1994년도와 1998년도의 종단사태를 통해 정치적 포섭과 야합 그리고 권좌만 장악하면 된다는 무모한 행동이 종단과 불교를 어떻게 만신창이로 만들었는지 똑똑히 목도했습니다.
현행 ‘총무원장선거법’은 종단의 수장을 선출함에 있어서 ‘특정 정치승려나 중앙종회의 전횡을 방지하고자함이 그 제정의 배경’으로서, 1994년도 종단사태의 역사적이며 교훈적인 유산입니다.
총무원장은 과거 불조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하여, 현재의 불교를 책임지고 미래의 불교를 설계하며, 국민과 불자에게 정신과 마음의 자본을 청정하고 풍성하게 하는 막중한 자리로서 그 어느 고위직과도 견줄 수 없습니다.
그 자리에 도전하는 스님이나 지지 세력이 열린 자세로써 검증에 임해야 하는 이유 입니다.감사합니다.
불기2553년 9월 28일
불교지도자 넷 운영 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