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부장 원학 스님.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를 앞두고 유력후보 모 스님의 승적정정 내용 등을 담아 전국 2000여 사찰에 배포된 ‘괴문서’를 두고 총무원 내부에서 불협화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호법부의 괴문서 조사와 결과 발표 등을 두고 승적 관리의 권한이 있는 총무부장 원학 스님이 절차상의 이의를 제기한 데 이어 호법부에서 다시 반론을 제기한 것.

총무부장 원학 스님은 9월 21일 총무원사 내 전통문화공연장에서 열린 종무원 주간조회에서 “후보 등록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개인’ 스님인데 신상조사를 하고, 종무원 집기를 압수조사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원학 스님은 “지난 17일 가진 기자회견에서의 호법부장 발언도 문제”라고 지적하며 “종단과 관련된 사항은 대변인인 기획실장이 발표해야 한다. 호법부장이 발언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주장했다.

9월 17일 총무분과회의 직후 호법부장 정만 스님과 기획실장 장적 스님 등이 종회의 집행부 질의서에 대한 답변내용을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한 데 대한 것이다. 승적업무는 총무부 소관으로 승적 상 위법이냐 아니냐 등 전반 사항을 호법부가 판단한 것으로 비춰지는 것은 ‘월권’이라는 것이다. 당시 정만 스님은 괴문서가 지적했던 자승 스님 승적에 ‘위법성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원학 스님은 이날 구두 보고로 종무회의를 거치지 않은 것과 집행부 수석부장으로서 17일 기자회견을 보고 받지 못한 것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계종 총무원 호법부는 21일 10시에 긴급회견을 갖고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전체 종무원이 모인 공식자리에서 호법부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밝혔다.

	조계종 호법부장 정만 스님.

호법부는 “괴문서 유포 시마다 즉각 조사를 착수해왔고, 이번 사건도 적법절차로 진행됐다”며 “총무원장 스님의 결제는 구두보고로 정당히 처리됐고, 종무원 압수조사 또한 총무원법에 근거한 종무집행으로 조사에 앞서 당사자에게 양해를 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호법부는 “당시 기자회견은 조사기관인 호법부가 종회 총무분과회의 질의사항에 답변한 것을 브리핑 한 것”이라며 해명했다.

호법국장 경우 스님은 “조회에서 호법부장 스님이 직원 동요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며 다독이는 말씀한 직후 이뤄진 총무부장 스님의 이 같은 발언은 부서 간 갈등으로 비춰질 여지가 크다”며 “총무원장 스님에게 누가 될 수 있어 더 확대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호법부의 총무부장 스님의 발언에 대한 답변은 부실장간담회나 종무회의를 통해 개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호법부는 “지난주 배포된 괴문서는 수사가 진전돼 용의자 얼굴까지 확인된 상태”라며 “향후 이같은 사례가 발생시 종단 조사로 힘든 부분은 검경에 의뢰해 조사할 것”이라고 방침을 밝혔다.
한편, 21일 종무원 주간조회에는 기획실장 장적 스님, 호법부장 정만 스님을 비롯해 총무원 교육원 포교원 등 3원 종무원, 산하기관 직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