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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하는 동국대 불교학술원

동국대 불교학술원이 표류하고 있다. 지난 6월 로버트 버스웰 교수(美 UCLA)의 초대 불교학술원장 임명과 함께 출범한 지 100일 여가 됐지만 아직 이렇다 할 활동도, 구체적인 사업계획도 보이지 않고 있다.

불교학술원은 동국대 산하 불교학술기관인 불교문화연구원, 전자불전문화재콘텐츠연구소, 동국역경원, 종책연구소(설립예정)를 하나로 통합한 교책 연구기관이다. 前 이사장 영배 스님의 원력으로 설립됐다는 불교학술원은 스님이 이사장직을 내놓기 직전 설립돼 당시부터 설립취지에 맞는 소임을 다 할 수 있을지 세간의 의구심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와 함께 국내의 기라성 같은 불교학자들을 제치고 푸른 눈의 불교학자가 초대 불교학술원장에 임명됐다는 소식에는 소장신진할 것 없이 다수의 학자들이 국내에서 불교학을 연구하는데 대한 자괴감마저 느꼈다는 후문이다.

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불교학술원은 출범 100여 일을 맞은 지금도 공간부족, 인력충원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공간편제 어느 것 조차 갖추질 못했다.

교내 4대 연구기관의 상급 관리감독기구지만 원장부원장만 임명된 채 방치되다 시피하다 최근에야 교직원 1인이 학술원 행정직으로 발령이 났다. 그나마 1인의 직원마저 역경원 담당이던 것을 책상은 역경원에 그대로 둔 채 전산 상 불교학술원으로 소속만 바꿔 놨다.

동국대 각 단과대마다 실장과장급 행정직원 등을 3~5인씩 갖추고 있는 것에 비하면 초라하기 그지없다.

불교학술원의 공간문제는 더 심각하다. 불교문화연구원 3층에 원장실만 있을 뿐이다. 때문에 교내 어디에도 불교학술원 현판조차 내걸리지 않은 까닭에 학내 구성원 사이에서는 "유령기관이 아니냐"는 우스개도 심심찮게 들린다.

학교 측은 불교문화연구원이 위치한 계산관을 리모델링하면서 확보되는 공간을 재배치할 예정이라고 하나, 그때가 언제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로버트 버스웰 교수는 불교학술원장직을 수락하면서 동국대와 외국 대학을 연결하는 역할이 자신의 가장 큰 소임이라고 밝혔다.

이 말을 두고 지금까지도 불교학술원의 설립 취지와 위상에 맞는 원장의 역할인지는 설왕설래가 많다.

하지만 버스웰 교수가 제 몫을 다하고 안하고는 동국대가 불교학술원에 쏟는 관심과 지원에 비례해, 조계종립대로서의 건학이념을 구현하겠다는 오영교 총장의 의지에 달린 것만은 자명하다.

조동섭 기자 | cetana@buddhapia.com
2009-09-21 오후 1: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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