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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련암 장경각서 희귀서 ‘십현담요해’ 언해본 발견
성철 스님 서고 정리 중 발견…국내 유일본 가능

9월 15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백련암 감원 원택 스님이 십현담요해 언해본을 들어 설명하고 있다


성철 스님이 주석하던 해인사 백련암 서고에서 국내 유일본으로 추정되는 <십현담요해(十玄談要解)> 언해본이 발견돼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해인사 백련암 감원 원택 스님은 9월 15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4월 백련암 장경각 서고를 정리하던 중 <십현담요해> 언해본(24.9cm*15cm, 44페이지, 10행 21자 형태)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십현담요해> 언해본은 16세기 전반에 드물게 언해된 선종 서적으로, 현재까지 문화재 서지 목록 등 어디에도 기록이 없는 휘귀본 내지 유일본으로 추정된다.

<십현담>은 당나라 동안상찰(?~961) 선사가 저술한 10가지 게송이다. 선시의 일종으로 정위에 안주하는 것을 부정하고 생활 속의 실천을 강조하는 선학으로 심인(心印)ㆍ조의(祖意)ㆍ현기(玄機) 등 10편으로 구성됐다. 불교사상적으로는 선을 비롯해 법화ㆍ화엄사상을 담고 있다. 중국에서는 법안종의 청량문익(885~958) 선사가 주석을 달기도 했다.

성철 스님 개인 서고인 장경각에서 발견돼 유일본으로 추정되는 십현담요해 언해본

한국에서는 매월당 김시습(1435~1493)이 성종 6년(1475)에 주를 붙여 <십현담요해>를 지었다.

이번에 발견된 언해본은 김시습이 <십현담요해>를 저술한 지73년이 지나 한글로 옮긴 것으로 명종 2년(1548) 강화도 정수사에서 판각됐다.

원택 스님은 “성철 스님 열반 후 스님이 소장한 5000여 권의 장서를 정리하다 우연히 발견됐다”며 “성철 스님이 작성한 도서목록에는 여러 권을 함께 <십현담>이라 적혀 있을 뿐 언해ㆍ요해라는 표현이 없어 그동안 발견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서병패 문화재청 서지 전문위원은 “백련암에서 발견된 <십현담요해> 언해본은 희귀본에 속한다”며 “16세기 중엽 한글에서 사용된 반치음ㅿ과 꼭지ㆁ이 쓰이고 있어 국어사연구와 서지학 연구에 중요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지금까지 유학자로 알려진 매월당 김시습에 대한 재평가도 가능하게 됐다.

원택 스님은 “이번 <십현담요해> 언해본 발견으로 김시습이 선서에 주석을 달았던 사실이 다시금 확인됐다”며 “김시습의 불교관 등을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백련불교문화재단(이사장 원택)은 10월 8일 오후 1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릴 성철 스님 열반 제16주기 추모학술회의에서 <십현담요해> 언해본과 관련한 연구 성과를 소개할 예정이다.
조동섭 기자 | cetana@buddhapia.com
2009-09-15 오후 1: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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