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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4일이란 시간동안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향집 내려가기, 집안 구석구석 가을맞이 대청소, 가까운 이웃나라 해외여행, 보고 싶은 벗들과의 만남 등... 다양하지만 이들의 끝엔 항상 힘들고 지친 현실을 벗어나는 것이다. 하지만 막상 시간, 돈, 성공, 사사로운 고민 등과 같은 눈앞에 마주한 현실의 문제들로 어느 하나 선뜻 행하기 어렵다.
이런 우리에게 도원 스님(부산 해운정사)은 “누구나 시기, 질투, 불안, 공포와 같은 ‘마음의 갈등’은 갖고 있는데 이를 해소하지 못하면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며 “‘마음의 갈등’을 내려놓을 수 있는 유일한 방편이 바로 참선”이라고 조언했다. 마음속에 늘 단 하나의 화두를 들고 답을 찾으려 하다보면 ‘마음의 갈등’이 화두로 대체되면서, 나를 붙잡던 모든 것들이 망상이었음을 저절로 알아가게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생들은 먹고 살기 바쁜데 청초하게 앉아 참선할 시간이 어디 있냐고 볼멘소리를 한다. 그래서 부산 해운정사(조실 진제)에서 11월 1일부터 제2회 3박4일 참선용맹정진 대법회를 개최한다. 지난 가을 전국에서 600여 명이 모여 3박4일간 뜨거운 용맹함으로 정진, 또 정진했다.
조실 진제 스님은 “600명이나 모였지만 도량에 3~4사람이 살다간 듯 고요하고 일사분란하게 진행돼 낙오자 한사람 없이 정말 잘 해내주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3박4일 참선철야용맹정진은 하루 20시간을 참선하며 한숨도 잠자지 않은 채 참선에 매진한다. 말 그대로 ‘참 용맹스러운 정진’이다.
도원 스님은 “일반 재가불자들의 나흘간 참선을 한다고 해서 깨달음의 눈이 열리는 것은 아니지만, 성불하는데 큰 인연을 짓는 중요한 과정이 된다”고 설명했다.
참선철야용맹정진법회의 가장 큰 특징은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가 한자리에서 얼굴을 마주하고 함께 참선한다는 것과 조실인 진제 스님이 직접 죽비 경책을 하며 언제든지 의문점을 문답할 수 있도록 방문을 활짝 열었다는 것이다.
도원 스님은 “일단 재가불자들은 법력 높은 스님들과 함께 참선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아했고, 스님들은 진제 스님의 지도 하에 용맹스런 도반들과 함께 할 수 있어 기뻐했다”며 “부처님께서는 수행자를 외호하는 것만으로도, 성불의 큰 인연을 짓는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제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제2회 3박4일 참선철야용맹정진을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까. 도원 스님은 따뜻한 옷가지와 함께 평소 일상에서 화두를 갖고 틈틈이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스님은 “이렇게 일상에서 참선을 해오다가 기간동안 용맹을 내어 좀 더 집중해 도를 한번 이뤄보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상에서 나름의 화두를 가질 것”을 강조했다.
매년 음력 9월 15일부터 시작되는 이번 대법회는 올해에는 윤달이 끼어서 예년에 비해 한달 가까이 늦어져, 한층 더 깊어진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또 부처님과 역대 조사스님 등 11분의 동상을 절 마당에 조성해 해운정사 도량의 수행자들의 마음가짐을 다잡게 해줄 것이다.
문의 (051) 746-2256, 4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