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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과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운찬 국무총리 내정 및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취임 등 청와대와 집권 여당의 쇄신과 민심수습책이 잇따르는 가운데, 여권 인사들이 연이어 조계종 총무원을 방문해 불심잡기에 나서고 있다.
9ㆍ3 내각 개편에서 ‘불교계 마당발’인 주호영 국회의원의 특임장관, 국군불교총신도회장 김태영 합참의장의 국방부장관 발탁 등을 통한 ‘고소영’ 색채 털기와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9월 8일 신임인사차 예방한 박형준 정무수석을 통해 난을 보냈다. 이 대통령이 선물한 난에는 ‘불광변조 덕화무궁(佛光遍照 德化無窮)’의 문구가 담겼다. ‘부처님의 광명은 온 세상에 두루 비추고 그 덕화는 끝이 없다’는 의미다.
퇴임을 한 달 여 앞둔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에게 수고와 향후 민생행보에 불교계 협조를 당부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날 예방 자리에서 박 정무수석은 “대통령께서 인사를 간다고 하니 작은 선물을 준비해 주셨다”고 말했다.
함께 배석한 현진권 청와대 시민사회비서관은 “주호영 의원이 특임장관을 맡게 됐는데 일부에서 종무장관이라고도 한다. 앞으로 불교계와 소통이 안돼 생기는 오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관 스님은 “어려운 직책을 맡은 만큼 대통령을 잘 보좌하라. 대통령께는 한번 인사하겠다”며 “불교계와 정부가 소통 못 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측 예방에 이어 9월 10일에는 8일 한나라당 당대표직에 취임한 정몽준 대표가 총무원을 예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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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대표의 총무원 예방은 당대표 취임 이후 첫 종교계 발걸음으로 예방에는 한나라당 이해봉 의원(前국회정각회장)과 안홍준 의원(정각회부회장), 조윤선 대변인 등 불교계 정치권 인사들이 함께 했다.
지관 스님은 정 대표에게 “불교에는 말을 초월해 이심전심하는 ‘무설설’(無說說)이 있다. 이심전심으로 서로 이해해가며 각 분야에 갈등이 없게 하는데 함께 노력하자”며 상생과 평화의 정치를 당부했다.
이날 정 대표는 지관 스님과 30분 가량 비공개 대화를 통해 임진강 사태 등 남북경색 국면해소와 대중국 교류증진에 대한 불교계 협조방안 등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