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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비구니 스님이 뇌경색으로 절반 가까운 뇌를 절단했다. 스님은 반신불수가 돼 수행은 고사하고 요양원에서 반평생을 지내야 할 처지가 돼 치료비가 없어 힘든 상황에 처해있다. 가까스로 속가가족 등이 비용을 마련했지만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병원비 등을 감당할 수 없었다. 몇 개월 못가 가족 간 불화만 가득 남겼다.
체계적인 승려노후복지가 마련돼 있다면 어땠을까? 스님은 물론 불자 모두가 스님들이 안심하고 간병을 받으며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바라는 때 노인복지단체 연꽃마을(대표이사 각현)이 9월부터 병환 중인 스님들에게 간병비를 지원하기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각현 스님은 9월 7일 연꽃마을 파라밀요양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11월부터 실시 중인 ‘스님 간병비(요양비) 모금 운동’을 통해 모금하고 있는 후원금을 요양원ㆍ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스님들에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연꽃마을에서 마련한 ‘스님 간병비 지원 규정’은 11개 조항의 규정으로 구성돼있다. 규정에는 제정목적, 지원 대상, 지원 금액, 지원 방법 등을 명문화했다.
규정에 따르면 3개월 이상 요양이 필요한 대한불교 조계종 비구ㆍ비구니 스님과 한국불교종단협의회에 가입된 종단 스님은 연꽃마을이 운영하는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 입원하면 누구나 요양비나 간병비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요양원에 입원하고자 하는 스님은 건강등급 1, 2 등급에 한 한다. 요양원에서는 요양비 본인 부담금 중 50%, 요양병원에서는 간병비(기저귀포함) 50%를 지원받게 되는데, 이용하는 병실에 따라 차등적으로 지원받게 되며, 대략 매월 20~35만 원 지원받게 되는데 간병비 이외 병원에서 발생하는 진료비나 치료비는 지원하지 않는다.
연꽃마을은 스님 간병비 지원 사업을 지속적이고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 ‘스님 간병비 지원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스님 간병비 지원 기준 △스님 간병비 모금에 관한 업무 등을 심의할 예정이다.
현재 연꽃마을은 요양원과 요양병원 등에서 8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 규모를 갖추고 있다. 불교복지법인인 연꽃마을은 설립 사명을 다하고, 감사함을 전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노후가 염려되지 않는 수행 환경 만들기 캠페인’으로 스님들의 간병비를 모금하고 있다.
각현 스님은 “평생을 무소유로 수행에 전념한 환자 스님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며 “연꽃마을이 시작하는 스님들의 간병비 지원활동이 승려노후복지에 미력하나마 작은 씨앗을 뿌리는 계기가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스님은 “간병 모금액은 원칙적으로 투명하게 공개해 사부대중의 신뢰를 얻는데 노력할 것”이라며 “스님들이 안심하고 수행에 정진할 수 있도록 스님 간병비 모금활동이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불자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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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연꽃마을은 2일, 안성 칠현산 칠장사(주지 지강)와 ‘효의 사회화 실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불교적 이념을 실현하는 지역사회의 대표적인 두 기관의 이번 협약은 국내 최초로 노인복지시설과 사찰이 맺은 것이다. 두 기관은 향후 지역 사회복지 정보와 사회공헌활동의 여건을 제공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효를 실천하는 기관으로 상호 발전하도록 유기적인 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노인복지 발전에 관한 사업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칠장사는 매월 100만원을 지원함으로써 연꽃마을과 함께 요양원 및 재가복지 대상 어르신들의 생신상 차려드리기 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또 사찰의 사회공헌 활동에 필요한 정보 교환 사업을 추진하고 향후 양측이 협의해 상호 필요를 인정하는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