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종 중앙종회 회의 모습.

파행으로 치닫던 제24대 태고종 총무원장 선거가 결국 원점으로 돌아갔다.

서울지방법원이 9월 4일 대은, 도산, 지허 스님 등이 신청한 태고종 중앙선관위 집행 및 선거규칙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수용했다.

이에 태고종은 총무원장 선거를 다시 치루기로 결정하고, 7일 총무원장 선거가 예정된 종회를 예정대로 개최하되 후보 사퇴를 받아 총무원장 권한대행 재선출, 중앙선관위 재구성, 선거일정 재공고 등 종단 수습ㆍ화합책을 마련키로 했다.

서울지법 민사50부는 이번 가처분 수용 사유로 “선거규칙이 해당 공고일 이후 제정돼 후보등록이 마감된 후 공포됐으므로 피선거권 침해와 선거 공정성 훼손이 우려되며 종무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아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민사50부는 이어 그동안 선관위원장 및 자월 스님 등이 밝힌 ‘부적격 후보자 난립 방지’의 복수추천 금지규칙에 대해서도 “후보자 추천권 행사는 해당 후보자에 대한 확정 지지의사가 아니라, 선거과정에서의 검증을 전제로 최소한의 적격자를 선별하는데 의의가 있다”며 판결했다. 또 “그럼에도 중앙선관위 등이 문제가 있는 선거규칙으로 선거를 시행함을 밝혀 종단 내에 혼란이 예상됨으로 가처분으로 이를 정지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당초 선관위의 ‘종회의원 중복추천 금지조항’으로 총무원장 후보자격을 인정받지 못한 대은, 도산, 지허 스님은 선거 공고 이후 규칙을 제정 한 점과 선관위원장을 총무원장 대행인 인공 스님(단일 총무원장 후보)이 임명한 점 등을 들어 △중앙선관위 규칙의 효력정지 △중앙선관위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했었다.

세 스님 측은 이번 판결에 환영의사를 밝히고 “향후 종도 의사를 반영한 총무원장 선거일정에 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