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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법불교를 모색하는 지리산 야단법석은 8월 14~15일 오전, 오후 법주 스님들의 강의와 토론에 이어 저녁에 진행된 특별 프로그램으로 활기를 더했다. 저녁 공양시간 이후 매일 저녁 8시부터 9시 30분까지 진행된 특별시간에는 이시우 박사의 ‘우주과학과 불교’ 강연, 도법 스님의 ‘지리산 성지화’와 ‘움직이는 선원’ 이야기, 지역민들이 꾸민 ‘이야기가 있는 작은 음악회’ 등의 짜임새 있는 프로그램이 함께 진행됐다.
첫 날인 14일 저녁. 야단법석이 진행되는 동안 각 방 방장부터 바닥청소, 화장실 청소 당번까지 출재가자를 막론하고 각자의 소임을 부여받았다.
300 여 사부대중은 강의 중간에 제공된 간식제공 도우미, 친환경 재래식 화장실의 청결 유지 등 각자 소임에 빈틈없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의 활약은 원만한 법회 진행을 이끌어가는 가장 큰 힘이 되기도 했다.
#폭염보다 뜨거웠던 정법의 열기
용상방을 마치고 전국 각지에서 모인 각계각층의 사람들은 4박 5일간 함께할 이들과의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밝은사람들연구소 박찬욱 소장은 “불교가 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 논의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중앙승가대 학인 성민 스님은 “승가대는 불교학, 역경, 포교의 기존 3대 과목에 불교상담심리학을 개설해 사회복지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며 “스님들도 자기공부 뿐만 아니라 사회 환원에 뜻을 가지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설<우담바라> 저자 남지심 씨는 “더운 날씨에도 여기 오는 분들의 뜻이 모여 자비행을 완성시키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무더운 여름의 끝자락, 여름은 정법을 구현하는 이들의 열기를 시샘하는 듯했다. 선풍기 몇 대에 의지해 좁은 공간 속에서, 장시간 법문을 듣고 저녁예불과 공양을 마치면 휴식을 취하러 갈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참가자들은 다시 용맹정진을 이어갔다.
#부처님 연기 밤하늘에도 여실해
15일 저녁에는 이시우 박사의 ‘우주물리학과 불교’를 주제로 하는 강의가 열려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이시우 박사는 경북대와 서울대 천문학과 교수를 역임하고, 한국과학기술원 한림원 정회원으로서 깨달음의 세계가 우주에도 보편적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연구하고 있는 한국 관측천문학의 개척자다.
이시우 박사는 이날 강연에서 “별들의 집합인 성단은 시간이 지나면서 외부의 강한 인력으로 작은 별들이 이탈한다. 이때 성단은 이탈로 인해 감소된 에너지를 유지하기 위해 수축한다. 즉, 구성원이 이탈하면 조직을 수축ㆍ안정화하는 것”이라며 “현종단도 불자들의 외면과 교세위축에 대해 자정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결국 붕괴되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박사는 “우주에는 별들의 생주이멸(生住異滅)에 그치지 않고 성단과 우주전체가 생명체처럼 연기로 끊임없이 진화하는 법칙이 있다. 연기법은 불법의 근본을 이루고 있다. 불교 또한 연기적 공동체의 전체적 깨달음을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박사는 끝으로 “우주와 성단은 모두 성단과 별의 충돌에 의해 탄생한다”며 “출가와 재가는 논쟁을 해야 발전이 있다. 야단법석에서 현 종단을 향해 제기하는 목소리가 결국 현불교를 새롭게 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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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성지화 운동 통해 불교 살릴 것
야단법석의 열기가 무르익어가는 16일. 도법 스님은 ‘지리산 성지화 운동’과 ‘움직이는 선원’에 대해 강의했다.
도법 스님은 “‘지리산 성지화 운동’과 ‘움직이는 선원’은 나와 사회, 불교가 우리 시대의 고민을 함께 풀어가고 모두가 이로운 길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한 결과물이다. 생명ㆍ공동체ㆍ지역ㆍ농업ㆍ불교계의 혼란과 위기에 대한 문명사적 대안, 불교적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한국사회 현실에서 불교계가 주체적으로 일을 해서 불교계와 사회 전체적으로 이익이 되는 것으로 평가 받고 도움을 줄 수 있는 해답이 지리산에 있다” 이라며 “앞으로 정책, 기획, 운영기구를 상설화 해 성지화를 진행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스님은 또 ‘움직이는 선원’에 대해서는 “불교이론과 실천, 선불교와 교학불교, 대승불교와 초기불교, 세간과 출세간, 출재가자의 수행과 일상의 삶이 연기 중도적으로 통일되는 대안적 수행과 선원”이라며 “삶의 현장, 갈등이 벌어지는 문제의 현장이 모두 선원으로 출가, 재가, 시민대중 모두가 올해 동안거 지리산 팔백리를 침묵으로 걷는 수행”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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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공연 회향
길고 긴 야단법석의 마지막 날, 실상사 작은 학교에는 꾸밈없는 자연의 모습이 담긴 작은 음악회가 펼쳐졌다. 마가 스님(천안 만일사 주지)의 자비명상으로 서로의 체온을 느끼며 시작된 음악회는 99% 아마추어라는 산내면 어린이들의 수준급 피아노ㆍ기타 공연, 이원규 시인의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외 3편의 시낭송, 이경재 선생의 실상사 작은학교 이야기, 이창수 씨의 사진 이야기, 훤민이네 귀농이야기 등 소박한 공연이 아름답게 펼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