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이 8월 10일 양산 통도사 금강계단에서 실시한 특별구족계의 참가자 55명 가운데 현직 종회의원과 부장급 교역직 종무원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같은 날 개원한 조계종 제181회 임시중앙종회에는 ‘2009년 특별구족계 시행 중지 촉구의 건’이 긴급발의 됐다.

안건을 대표발의 한 원담 스님은 “특별구족계 시행이 취지는 좋다 해도 종단 내 특별구족계에 대한 염려가 크다”며 “구족계가 금일 시작됐으나 반드시 지적해야할 문제라 생각해 긴급 발의했다”고 말했다.

스님은 “구족계 신청자 중 현직 종회의원 등 공직종사자도 있다. 종법에 계단과 관련된 사항은 총무원장 소관이라 종회와 논의 없이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덕문 스님은 “일종의 특례사항임에도 종법에 관련 조항이 없는 것이 문제다. 이번 안건은 특별구족계를 시행하되 법에 맞춰 시행하자는 취지”라며 “그동안 특별구족계가 3번이나 있었으나 한번도 이의신청된 적이 없었다. 종법에 없는 것을 총무원이 시행중으로 원인무효 소지가 있으니 중단하고 관련 법 제정 후 시행하자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초격 스님도 “종무직에 있는 스님 중 재신청자가 있다는 것이 문제”라며 “호법분과위원회에서도 재논의 하자는 의견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에 보인 스님은 “특별구족계 중단촉구 결의를 종회가 했을 때 총무원측이 계속 강행하는데 대한 고민도 있어야할 것”이라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다.

현응 스님은 “이미 특별구족계가 실시중이니, 자격심사특위를 만들어 사후 심사하자”고 제안했다.

학담 스님은 “특별구족계는 비구계 근간인 종단에서 필요는 하나, 종법적 근거 없이 진행중인 것이 문제”라며 “종단 비구계 질서 유지 위해 절차 요건 갖춰 실시되도록 하자”고 말했다.

이에 현응 스님은 “계단법 제3조에 계단 및 수계에 관한 모든 사항은 종법이 관한 사항 외 총무원장이 관장하도록 돼 있다”며 “종헌상 하자가 있는 것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영담 스님은 “계단법 제3조는 어느 곳에 계단을 연다는 통제권이지, 시도 때도 없이 계단을 열라는 조항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점심시간 동안 토론을 거친 후 원담 스님은 “논의를 통해 일단 안건은 철회하기로 조정했다”면서 “교역직 종무원 3인에 대해서는 갈마의 시정을 촉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영담 스님은 “총무원측에서 답변이 없는데 먼저 철회하는 것은 잘못”이라 지적했고, 지홍 스님은 “일단 구족계를 신청한 3인은 비구계가 없다는 것을 자진 인정한 것이다. 절대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

현응 스님은 “이건 논란은 자진해서 철회할 것을 촉구 결의하는 방법과, 자격심사특위 구성과 특별구족계 산림에 대한 법률적 보완 등으로 정리된다”고 설명했다.

정휴 스님은 “일단 3인의 자진 철회 결의를 하고, (구족계를 신청한 종회의원의) 자격에 대한 심사는 호법분과위원회가 맡으면 되니 특위 구성은 불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격론이 오갔던 ‘특별구족계 시행 중지 촉구의 건’은 철회됐고, 특별구족계를 신청한 3인의 스님에게는 신청철회를 촉구하는 한편, 호법분과위에서 해당 종회의원스님에 대한 자격심사하기로 결정됐다. 또, 종헌종법특위에서 관련법을 보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