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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불총림 백양사 방장 수산 스님은 8월 5일, 불기 2553년 하안거 해제를 맞아 기축년 하안거 해제법어를 발표했다
수산 스님은 법어에서 “세상을 움켜잡아 털끝만큼도 새어 나가지 못하게 하니 천하 사람들이 입을 꽉 다물어 버렸다. 이것이 진실로 수행자의 올바른 법령(法令)”이며 “저 꼭대기 눈에서 빛을 발하여 세상을 비추는 것은 수행자의 금강과 같은 눈동자다.
무쇠를 금으로 만들고 금을 무쇠로 만들어 문득 움켜잡기도 하고 놓아주기를 하는 것은 수행자의 주장자”라고 말했다.
또, “사람들의 말을 제압해서 입도 뻥긋하지 못하고 삼천리까지 달아나게 하는 것은 수행자의 기백”이며, “잡고 놓기를 마음대로 하더라도 뛰어난 종사(宗師)가 아니요 하나를 거론하는 순간 셋을 안다 해도 선(禪)의 근본 취지에는 어긋난다”며 수행자들의 부단한 정진을 당부했다.
다음은 수산 스님의 기축년 하안거 해제 법어 전문.
己丑年 三夏安居 解制 法語
세상을 움켜잡아 털끝만큼도 새어 나가지 못하게 하니 천하 사람들이 입을 꽉 다물어 버렸다. 이것이 진실로 수행자의 올바른 法令이다. 저 꼭대기 눈에서 빛을 발하여 세상을 비추는 것은 수행자의 금강과 같은 눈동자다. 무쇠를 금으로 만들고 금을 무쇠로 만들어 문득 움켜잡기도 하고 놓아주기를 하는 것은 수행자의 주장자다.
그리고 사람들의 말을 제압해서 입도 뻥긋하지 못하고 삼천리까지 달아나게 하는 것은 수행자의 기백이다.
잡고 놓기를 마음대로 하더라도 뛰어난 宗師가 아니요 하나를 거론하는 순간 셋을 안다 해도 禪의 근본 취지에는 어긋난다.
천지가 갑자기 변하고 그 어디에도 자신의 수작에 화답할 자가 없으며 천둥 치고 번갯불 번득이며 구름가고 비 오듯 그 전략이 자유자재하여 경천동지의 말재주와 도깨비 방망이보다 더한 樞機를 지녔다 하더라도 한 티끌을 저 허공에 던지는 것과 같고 한 방울의 물을 바다에 떨어뜨리는 것과 같다.
하늘을 움직이고 지축을 옮길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자 일러보라. 전혀 이렇질 못할 때는 필경 어떠한 사람인가.
황벽스님이 어느날 대중들에게 말했다.
"그대들은 모두가 한결같이 머저리 같은 놈들이다. 너희처럼 행각한다면 어느 곳에 깨달을 날이 있겠니. 大唐國 안에는 禪師가 없다는 걸 알겠느냐."
그때 어떤 衲子가 나와서 말했다.
"그렇다면 여러 곳 禪房에서 수행자들을 지도 하고 있는 분들은 누굽니까" 황벽은 말했다.
"禪이 없다고 말하지 않았다. 다만 스승이 없을 뿐이다."
황벽이 처음 백장선사를 참방하였다. 백장이 물었다 "외외하고 당당한 기풍을 가진 자여 어디에서 왔는가."
황벽이 대답하기를 "외외하고 당당하게 재를 넘어 왔습니다."
"무엇하러 왔는가."
"아무 일도 없습니다."
이 말을 들은 백장은 황벽의 사람됨을 알았다.
다음날 황벽은 백장선사에게 하직 인사를 했다.
백장이 말했다. "어디로 가려는가."
"강서로 가서 마조선사를 뵐까 합니다."
"마대사는 이미 入寂 하셨네"
황벽이 말했다.
"제가 꼭 찾아가서 예배드리려 했는데 인연이 없어 뵙지를 못하는군요. 보통 때 무슨 말씀을 하셨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백장은 다음과 같이 마조대사를 참배한 일을 말했다.
선사께서 내가 오는 걸 보고는 拂子를 들어 보였다. 그래서 내가 물었다. "이 작용에 卽 했습니까. 떠났습니까."
선사는 拂子를 禪床의 모서리에 걸었다. 잠시 있다가 〔良久〕마조선사께서 내게 물었다.
"자네는 이후로 주둥이를 놀려서 어떻게 사람들을 제도 하려는가"
나는 선사께서 한것 처럼 拂子를 들어 보였다. 마조선사께서 "이 작용에 卽했는가. 떠났는가."나는 拂子를 禪床 귀퉁이에 걸었다.
그때 마조의 一喝이 벼락치듯 울렸다. 나는 그 후 3일 동안 귀가 멀어서 아무 소리도 들을 수 없었다."백장선사의 이 말씀을 듣고는 황벽은 자신도 모르게 기가 질려 혓바닥이 움츠러 아무 말을 못했다.
황벽이 어느 날 백장선사에게 물었다. "대대로 전해 내려 오는 禪의 진수를 어떻게 가르치렵니까."
선사는 잠자코 〔良久〕있었다.
황벽이 다그치듯 말했다. "스승께서는 뒷사람들로 하여금 禪의 진수를 단절시키지는 마십시오."
스승은 "자네가 바로 禪을 단절시키는 그 사람이네"라고 말한 다음 즉시 일어나 방장실로 들어갔다.
上 馬祖 百丈 黃檗禪師 榻前
使君三師到諸天 踏破千峰萬壑然
嶽色層靑春去後 溪聲咽寒容來客
谷含明月何忘矣 海隔南山却渺然
舊來重尋留一夜 空門知有若時然
마조. 백장. 황벽선사의 榻前에 올림.
上帝부린 세분 스승이 하늘에서 내려와
천 봉우리 만 골짜기 연기를 다 밟았다.
봄이 간 뒤 멧부리 빛은 층층마다 푸른데
스님 온 앞에서 시냇물 소리 차가이 목 맨다.
골짝이 밝은 달을 머금은들 어찌 잊을 것인가.
바닷가 남쪽 산을 사이해 도리어 아득하다.
옛 부터 거듭 찾아와 하룻밤 묵었나니
전생 인연이 空門에 있었음을 알만 하구나.
古佛叢林 白羊寺 方丈 壽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