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자정센터(대표 김희욱)가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보선)에 초심호계원장 불신임 결의를 촉구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교단자정센터는 8월 5일 조계종 중앙종회에 제출한 ‘초심호계원장 불신임 결의 요청서’에서 8월 10일 열릴 제181회 임시중앙종회에서 초심호계원장 종열 스님을 직무유기 등의 사유로 불신임 결의해 줄 것을 요청했다.

교단자정센터는 요청서에서 “초심호계원장 종열 스님은 2007년 10월부터 호계원장직을 맡으며 역대 초심 호계원장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깃털같은 솜방망이 처벌’ ‘고무줄 형량’ ‘유(전)권무죄·무(전)권유죄’라는 신조어를 만들게 한 장본인으로 종단의 승풍 확립을 저해하고 위계를 실추시킨 책임의 중심에 있다”며 “하등의 참회도 없었던 만큼 중앙종회는 종열 스님의 직무유기와 명섭 스님 관련 의혹에 대해 엄정하고 공정한 조사를 통해 불신임 여부를 결정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교단자정센터는 “호계원에 대한 제보와 의견 수렴을 위해서”라며, 6일 개최 예정됐던 조계종 사법제도개선토론회를 차기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이후로 연기했다.

다음은 교단자정센터의 요구서 전문.

조계종 중앙종회의 초심호계원장 불신임 결의를 요청한다

본 자정센터에서는 오는 8월 10일 개최되는 제181회 임시중앙종회에서 종헌 제48조 1항(호계위원 불신임 가능)을 적용해 초심호계원장 종열스님에 대한 직무수행 적합여부를 엄정하게 심사해 불신임 결의토록 요청한다.

사부대중 공히 호계원(원장 법등 스님)이 종단의 호계 의지를 발현하고 있는지를 심대하게 우려하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서, 종열스님은 2007년 10월부터 초심 호계원장직을 맡고 있는 이래, 역대 초심 호계원장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깃털같은 솜방망이 처벌’ ‘고무줄 형량’ ‘유(전)권무죄·무(전)권유죄’라는 신조어를 만들게 한 장본인으로 종단의 승풍 확립을 저해하고 위계를 실추시킨 책임의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8일 개최된 초심호계원 제66차 심판부에서 원장인 종열스님이 국고보조금과 문화재관람료 등 총 16억원(본 센터에서는 24억원으로 추정)을 횡령해 사회법원으로부터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과 추징금 3억원의 형을 선고받고 석방된 명섭스님의 초심 심리와 관련해, 본인 스스로 ‘같은 문중스님으로서 제척사유에 해당되기 때문에 초심원장직을 맡을 수 없다’고 신상발언을 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었다. 하지만 대다수 초심호계위원들이 제척사유에 해당된다고 볼 수가 없다는 해석을 받아들여 1차 심리 직무를 집행하는 등 제척사유 발언이 형식적인 구호에 그친 바 있다.

본 센터는 종열스님이 향후에도 명섭스님에 대한 초심심리 직무를 계속 수행하겠다는 명확한 의지의 표현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부당성과 재임기간 중의 대표적인 문제 사례를 제기해 대중의 합의를 통해 이를 바로 잡지 않을 수 없는 절박한 여건에 직면했다는 판단이다.

2004년도 후반기, 광주지검 순청지청에서는 당시 화엄사 주지인 명섭 스님이 국고보조금과 문화재관람료를 장기간에 걸쳐 조직적으로 횡령했고 그 액수가 과다하다는 점을 중시해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내사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기득권과 정보력을 갖추고 있는 종단 내 특정 스님들 대부분은 명섭스님이 국고보조금 등을 횡령해 이중 일부가 종단 집행부 실세 스님들에게 집중 살포되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었으며, 이런 문제를 검찰에 제보해 내사를 받던 시기이었다.

종열스님은 명섭스님이 장기간에 걸쳐 국고보조금 등을 횡령하던 시기인 2003년 3월부터 2004년 6월까지 호법부장직에 있었고, 일부 스님들이 명섭 스님의 횡령 의혹을 호법부에 제기하였으나 방치하는 등 직무를 유기했다는 제보가 있었다. 이런 직무유기로 인해 결국 검찰이 사건화해 2005년도에 수사를 진행하자 종열 스님 등이 명섭 스님을 장기간 도피토록 은신처를 제공해 주었다. 이로 인해 2008년 4월 MBC ‘뉴스후’에서 ‘종단 내 특정한 스님들이 명섭스님의 도피를 방조하고 있다’라는 등 충격적인 보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게 한 바 있다.

당시 본 센터는 서울시내 여러 곳에서 명섭 스님을 목격하였다는 제보를 받고 이런 정황을 호법부 등에 질의한 바 있음에도 전혀 알지 못한다는 무책임한 답변만을 들었다. 하지만 2009년 1월 명섭스님이 경찰의 불심검문에 의해 체포되어 구속된 이후 도피행각에서 드러난 결과를 보면, 종단 내의 부유한 기득권 스님들의 무신경한 범법 방조 행위가 정도를 지나칠 정도로 심각하다는 현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2004년부터 종회의원이었던 종열스님은 명섭스님을 공소시효 만료 시한까지 도피시킬 목적으로 경찰과 검찰의 영향력이 미치지 못하는 국립 현충원 내의 조계종 사찰인 호국지장사에 도피처를 마련해 주었다는 것이다. 도피처를 마련하게 된 동기도 가관이다. 호국지장사 주지 도서스님은 종열스님과 골프 등 특정한 취향에 맞아 절친하게 된 도반으로, 종열스님의 제의로 명섭스님을 호국지장사에 은신토록 했고, 수배기간 중임에도 버젓이 조계사 주변에서 여타 스님들과 공양을 하는 등 사실상 공개적인 활동을 하도록 방조한 배후에 두 스님이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해인사 총무국장 심우스님의 징계와 관련해 호법부가 전직 호법부장이었음에도 공권정지 7년을 구형한 것은 승려법 제47조 22호에 ‘선배 승려에게 폭력·폭언을 한자는 공권정지 5년 또는 제적의 징계에 처할 수 있다’는 징계법과 노스님을 폭행한 행위가 승풍과 위계를 허물 수 있는 중대한 문제라고 인식한 종단 내 최고 어른들의 우려를 반영한 것임에도 종열스님이 원장직에 있는 초심호계원에서 ‘문서견책’이란 심판결정을 함으로 인해 재심에서도 ‘초심의 형량을 초과할 수 없다’는 괴이한 상식을 동원해 결국 문서견책으로 확정 심판하게 된 것이다.

본 자정센터에서는 ‘깃털같은 솜방망이 처벌’ ‘유(전)무죄,무(전)유죄’라는 전대미문의 파문을 초래케 한 원초적 책임이 초심 호계원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종열스님에게 있다고 확신하고 있고, 이에 대한 책임을 수차 요구하였음에도 하등의 참회가 없었다는 것을 밝혀 두고자 한다.
국고보조금 등 거액을 횡령한 범법자를 장기간 도피케 했다는 제보가 있고, 이로 인해 도피 행각이 방송에 보도되어 사회적 파문을 일으키게 한 중심에 있었음에도 동일 문중출신 스님이 명섭스님의 초심 심리를 주도한다면 또다시 심우스님과 같은 ‘솜방망이 처벌’을 의도하려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다.

전 마곡사주지 진각스님은 비슷한 범법행위로 제적의 심판을 받았지만, 명섭스님은 진각스님보다 횡령액수가 크고 도피행각을 벌이는 등 당시 엄청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등 을 감안할 경우 제적 등 엄정한 구형이 불가피함에도 호법부(횡령액 중 13억원을 변제하였다는 이유)가 공권정지 6년을 구형한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 호법부는 명섭스님의 도피행각에 대해 직무유기의 책임이 있으며, 기득권을 갖고 있는 종열스님 등의 비호 때문에 눈치를 보고 봐주기 구형을 했다는 지적을 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이런 대중의 우려가 심각한 여건임에도 종열스님이 초심호계원장 직위로 명섭스님에 대한 범법 행위를 심리한다는 것은 ‘호계원법 제10조 ①항 3호’에 ‘호계위원이 사건에 관여한 사실이 있는 경우’에 해당되는 것은 당연하고 당사자 또한 본 센터가 제기하는 의혹을 적극적으로 해소하지 않고 징계 대상자를 심리·심판한 한다는 것은 개정 종헌 제48조 ①항에 저촉되는 불신임 사유임이 분명하다고 판단한다.

따라서 중앙종회 및 호법분과위원회에서는 종열스님의 초심호계원장 직무수행 중의 직무유기와 명섭스님 관련 의혹에 대해 엄정하고 공정한 조사를 통해 불신임 여부를 결정해 주도록 정중하게 요청한다.

2009년 8월 5일
교단자정센터 대표 김희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