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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존재 깨닫는 것이 올바른 인성교육”
한마음과학원의 ‘한나무 인성교육프로그램’은?
#마음일기

어제 아버지와 대화를 나누었다.
대화는 내 일상생활이나 앞으로 해야 할 일, 반성할 일 등을 말했다.
하지만 이 대화는 평범하지 않은 대화였다. (그동안 아버지와 대화할 때는 사고 치거나 반항할 때 빼고 오래 이야기 해본 적은 없었다.)
아버지가 하시는 말씀에 나는 화가 나기도 하고 감동 받기도 했다.
아버지 말씀이 꼭 내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게는 아버지이기 때문에 아버지 말씀을 생활화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아버지 말씀을 꼭 따라해 본 적은 그렇게 많지 않다.)
아버지가 내게 그런 관심을 갖는 것처럼 나도 잘해 드려야겠지만 나는 마음이 열리지가 않아서 아버지에게 그런 말씀을 해 본 적이 없다. 이제는 아버지가 아니라 내가 먼저 마음을 열어야겠다.

#선생님 답변

두현아! 정말 좋은 마음을 냈구나. 바로 그거야. 상대방에서 먼저 배려하고 상대방이 마음 내 줄 때를 바라지 말고, 내가 먼저 마음을 내고 녹여 나가면 돼. 그러면 마음이 서로 통해서 내가 낸 마음처럼 된단다. 마치 전기 스위치를 꽂은 전구처럼.

한마음과학원 ‘한나무 인성교육프로그램’에 참가한 한 초등학생의 마음일기와 교사의 답글이다.

교사ㆍ학생간 소통과 마음 돌아봄을 강조한 ‘한나무 인성교육프로그램’은 한나무 사이트(hannamu.org)와 교재를 활용해 마음일기를 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프로그램은 2004년 한마음과학원 회원 및 공생실천과정 졸업생을 중심으로 초등인성교육프로그램 개발팀이 구성되면서 시작됐다. 같은 해 중등인성교육프로그램 개발팀이 꾸려지며 수차례의 사례발표회와 연수를 거쳐 완성된 ‘한나무 인성교육프로그램’은 참가 학생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07년 EBS-TV ‘똑똑교육충전소’에 소개돼 학부모들의 폭발적 관심을 끌기도 했다.

김용환 기획조정실장은 “얼마 전 일식에서 보이듯 태양은 본래 있으나 달이 가리는 것처럼 우리 마음도 번뇌가 덮고 있는 것”이라며 “‘한나무 인성교육프로그램’은 부처님이 깨달은 진리를 현대적 의미로 과학화해 대중에게 도움이 되도록 연구해 온 결과”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한나무 인성교육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자신을 돌아보고 체험해 스스로 변화할 수 있도록 돕고 △‘나’를 단순한 개체가 아닌 생명공동체로 인식해 주인의식을 갖게 하며, △‘나’ 뿐 아니라 주변의 모든 것이 하나의 생명공동체임을 인식시켜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심을 길러준다”고 설명했다.

◇공교육시스템 이용한 마음교육

아동 및 청소년 문제가 사회화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한 심성교육은 현재 특별교육과 학교교육 등으로 나뉘어 시행중이다. 학교교육은 공교육시스템인 학교에서 일상적으로 심성교육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인 관심도 크다.

심성교육에는 봉사활동과 역사문화 탐방 등 체험 방식과 동ㆍ식물 기르기 방식 등 다양한 방식이 있다.

심성교육 모델의 하나로 꼽히는 인천 강화고는 자연체험학습과 봉사활동을 통한 인성교육으로 학교폭력이 감소하고 학생의 학습능력이 향상되는 효과를 거뒀다.

가톨릭재단이 운영 중인 논산 대건고는 가톨릭의 영적 개념을 도입해 마음교육에 성공한 사례다. 대건고는 강석준 신부가 고안한 PESS프로그램을 활용해 재학생의 인성계발과 학력신장을 이뤘다.

PESS프로그램은 학생의 신체적(Physical) 정서적(Emotional) 영적(Spiritual) 지적ㆍ봉사적(StudyㆍService) 균형을 이루는 방법이다.

한마음과학원의 ‘한나무 인성교육프로그램’은 초ㆍ중등 공교육시스템을 이용한 마음교육 프로그램으로 전국의 초등학교 16곳과 중학교 4곳, 고등학교 8곳에서 운영 중이다.

◇초등-마음 다스리기, 중등-주인으로 살기에 중점

초등생에게 마음은 1차적으로 ‘우리 속의 또 다른 나’로 전달된다.

초등 대상 프로그램은 마음 다스리기에 중점을 두고 구성됐다. 마음 다스리기는 △마음을 관찰해 알아차리기 △그 마음을 맞장구치며 인정하기 △마음을 다스려서 용광로에 던져 녹이기 순으로 진행된다.

받아쓰기 시험을 앞두고 초조한 아이가 마음관찰을 통해 “곧 시험인데 망치면 어쩌지?”라는 자신을 발견하고, “이런, 내가 쓸데없는 고민을 하고 있구나”라고 자신의 마음을 인정하며,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하면 시험을 잘 치룰 수 있을거야”라고 걱정하는 마음을 용광로에 던져 녹여 다스리게 된다.

초등학교 담임을 맡고 있는 원정화 교사는 “아이들의 마음을 잘 다스리기 위해 마음수첩 쓰기, 명상하기, 마음일기 쓰기를 병행하고 있다”며 “마음수첩에는 주로 쓰고 싶은 마음, 녹여야 할 마음을 쓰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등 대상 프로그램은 △고정관념깨기(지켜보기, 알아차리기) △주인되기(믿고 맡기기) △주인으로 살기(더불어 행복하게 살기)로 엮어져 있다.

‘고정관념깨기’는 고정관념 속의 ‘나’를 인식하고, 세상을 달리보며, 내 안에 큰힘이 있는 것을 자각하는 시간이다.

‘주인되기’는 세포에도 의식이 있음을 깨닫고 내 안의 우주를 보고 우주는 하나임을 느끼는 과정이며, ‘주인으로 살기’는 마음은 모두 연결돼 변화하고 있으며, 마음먹기에 따라 쓰는대로 에너지가 나온다는 것을 익히는 단계다.

특히 ‘한나무 인성교육프로그램’은 도덕 등 특정과목에서만 한정되지 않는다. 이미 다수의 교사들이 일선 교육현장에서 중ㆍ고등학교 도덕, 수학, 국사 등 여러 과목에서 실시해 효과를 거둬왔다.

고교에서 국사를 가르치는 홍은화 교사는 “‘나’를 바로 세우는 길이 ‘우리 역사’를 바로 세우는 길이라는 생각으로 아이들을 지도해왔다”며 “‘한나무 인성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이 내 마음->내 행동->우리 가정-> 우리 사회->우리나라->우리 역사의 변화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이해하고, 스스로 변화하는 모습에서 환희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모든 것 갖춘 인간, 자신을 찾도록 도울 뿐

‘한나무 인성교육프로그램’은 미성년인 청소년도 모든 것을 갖춘 완전한 존재로 바라보는데서 출발한다.

때문에 프로그램은 본래 갖춰진 성품을 온전히 드러내 발현할 수 있도록 돕고, 폭넓은 안목을 갖추도록 돕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나무 인성교육프로그램’을 통해 학생은 자아와 세계를 개체성과 전체성을 통일적으로 인식하도록 유도된다. 자연, 생명, 인간이 어우러진 공생(共生)의 열린 세계관을 갖춘 학생들이 전체가 조화롭게 살아가는 실천행으로 자아계발을 삼도록 설계돼 있다.

김용환 실장은 “‘한나무 인성교육프로그램’은 자유와 평등을 하나로, 내재된 무한의 잠재력을 스스로 발현하게 돕는다”며 “이는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이 둘 아닌 동체대비(同體大悲)의 실천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한나무 사이트는?
한나무 사이트는 초ㆍ중ㆍ고교 현장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마음공부를 할 수 있도록 개발된 인성교육 전용 사이트다.
사이트는 학생간 소통의 공간인 ‘우리반’과 교사간 수업자료를 모은 ‘인성교육’, 동영상 자료를 중심으로 정리한 ‘자료실’, 마음일기 등을 적을 수 있는 ‘과외활동’, 교사끼리 소통할 수 있는 ‘나눔마당’의 다섯가지로 구성됐다.
한마음과학원 기획조정실 곽은선씨는 “한나무 사이트를 통해 학생은 선생님과 친구를 만나고 마음일기를 쓰고, 공유할 수 있다”며 “한나무 사이트는 교사ㆍ학생간 소통에 그치지 않고, 학급에서의 인성교육을 가정으로 잇는 역할도 한다”고 강조했다.

조동섭 기자 | cetana@buddhapia.com
2009-08-05 오전 9: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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