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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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장 스님의 초가(草家) 월정사
박재완 기자의 사찰풍경-25.평창 월정사
오대산을 넘어온 젖은 구름이 보슬비를 뿌린다. 천년 숲이 비에 젖고, 비에 젖은 전나무숲길 끝에는 천왕문이 열려있다. 월정사다.

딱새들이 이리저리 날아다닌다. 적광전 앞 구층석탑은 젖은 풍경(風磬)을 털고, 자장 스님이 그토록 기다렸던 문수보살은 언제부터인지 석탑 곁에서 비를 맞고 있다. 그 옛날 당나라에서 돌아온 자장 스님은 이곳에 초가를 짓고 문수보살을 기다린다. 스님은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입적한다.

스님 한 분이 적광전에 들어 백팔배를 올린다. 스님도 자장 스님처럼 문수보살을 기다리는 것일까. 스님은 부처님께 절을 올리고, 문밖에선 문수보살이 보슬비를 맞고 있다.

하늘이 다시 맑아진다. 도량엔 햇살이 돋고, 햇살을 따라 나온 육수암 스님들이 숲길을 걷는다. 천년 숲은 한 순간처럼 서있고, 앞서간 발자국들은 빛바랜 단청처럼 세월을 보탠다. 발자국들이 길 끝으로 사라지고 날이 저문다. 종각의 범종소리 멀어지고, 월정사 현판으로 달빛이 다가온다.

글ㆍ사진= 박재완 기자 | wanihollo@hanmail.net
2009-07-30 오후 5: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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