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제23교구본사인 제주 관음사(주지 원종) 소유 토지가 경매로 넘어갈 위기에 처했다.

주지 원종 스님은 최근 “2007년 관음사 주지선출 과정에서 내홍을 일으켰던 관계자 3인이 대여금 형식으로 전임 주지 때 건넨 21억 원에 대한 청구소송을 관음사를 상대로 제기해 사찰소유 부동산을 가압류했다. 관련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관음사 소유의 모든 토지가 매각될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재 제주 관음사의 부채는 42억원(기채승인부채 17억, 소송(대여금)부채 21억, 불사 미지급금 4억 등).

40억이 넘는 부채를 관음사 재정으로 상환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지만, 원종 스님은 “종단 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前 주지가 임의로 돈을 빌렸고 어디에 사용했는지 명확치 않은 부채를 현 관음사가 갚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재 21억원 대여금과 관련한 민ㆍ형사상 소송은 11건에 이른다.

스님은 “매일같이 줄 이은 소송으로 포교나 신행활동이 사실상 어려워 재정을 마련할 여건도 안된다. 월 1000만원 가량의 이자상환도 벅차 종무원 보시금도 제대로 못 주고 있다”고 토로했다.

최근 관음사가 대여금 21억중 3억6000만원에 대한 대여금청구소송 1심에서 패소하면서 관음사 예금계좌가 압류됐고, 부동산에 대한 강제경매가 결정됐다.

다행히 경매 직전, 사찰에서 공탁금을 걸고 경매를 중지한 상태지만, 패소하면 삼보정재의 유실은 불가피하다.

이에 대해 조계종 재무부 관계자는 “종단의 기채승인을 받아도 관음사 소유 토지를 담보로 예산을 마련해야 하는데, 모두 가압류된 상태라 대출에 어려움이 크다”며 “종단과 각 교구본ㆍ말사의 도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원종 스님은 “삼보정재의 유실을 막기 위해 재판에 전력을 다하고 있으나, 전문인력이나 재정적인 지원이 절실하다”며 “삼보정재를 지켜낼 수 있도록 종단과 종도들의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