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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오염된 세상을 맑히는 처염상정(處染常淨)의 지혜를 일깨우는 연꽃은 화사한 자태를 뽐내며 그윽한 향기도 내는 고품격 꽃이다. 게다가 뿌리, 열매, 꽃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이 모두 약재나 웰빙식품으로 쓰이는 연꽃이 뜨거운 여름 전국 곳곳에서 시민들을 유혹하고 있다.
7월말부터 8월 중순 사이, 전국의 사찰과 연꽃군락지에서는 연화장(蓮華藏)세계가 펼쳐진다. 지자체와 사찰이 주관하는 10여 곳의 연꽃축제에서는 연꽃만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불교 및 전통문화행사도 열려 일석삼조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게다가 연꽃은 불교를 상징하는 꽃이기에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 간접 포교효과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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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연꽃축제를 준비중인 대표적인 사찰은 여섯 곳. 김제 청운사와 전북사암승가회가 7월 18~19일 같은 날 하소백련축제와 전주 덕진연꽃축제를 각각 개막하는 것을 필두로 서울 봉원사, 남양주 봉선사, 강화 선원사, 완주 송광사 등이 연꽃축제를 연다.
3만평의 백련지를 자랑하는 김제 청운사는 7월 18~19일 ‘백련, 눈으로 듣다’를 주제로 대금연주, 퓨전살풀이 등 퍼포머스가 가미된 공연과 괘불사진전, 관음불화전, 조형미술전, 불교조각전 등 갤러리 형식의 문화축제를 연다. 천연염색과 백련차 시음 등 다양한 체험거리도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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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사암승가회와 전북불교문화원은 7월 18~19일 전주 덕진공원에서 유등제, 국악한마당, 청소년 페스티벌, 전통무술공연 등 문화체험장을 열고 사경, 연등만들기, 부처님 그리기, 다도체험 등 불교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태고종 서울 봉원사는 7월 22일~8월 5일 제7회 ‘서울연꽃문화축제’를 연다. 24일 오후 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 영산재가 시연되고, 25일 오후에는 봉원사 풍물패의 사물놀이를 시작으로 승무, 판소리 등의 행사가 열린다. 이어 8월 1일 오후에는 연꽃가요제가 진행된다.
2002년부터 연꽃축제를 연 강화 선원사는 8월 5~9일 ‘제1회 세계연꽃음식축제’는 펼친다. 연근차, 연냉면, 연칼국수, 연빵, 연소면 등 31종의 연음식을 맛볼 수 있는 축제에서는 자연염색, 연화 도자기 빚기, 대장경 판각체험, KBS전국노래자랑(8일) 관람도 할 수 있다.
남양주 봉선사는 7월 25~26일 경내에서 제5회 연꽃축제를 연다. 25일 봉선사 공원인 승과원(僧科園) 개장기념 산사음악회를 열고, 26일 타악 퍼포먼스와 연꽃노래자랑을 개최한다. 완주 송광사(주지 도영)는 8월 8일 산사음악회를 겸한 연꽃축제를 펼친다.
지자체에서 주관하는 연꽃축제도 해마다 규모가 커지고 있다.
7월 10~19일 부여읍 동남리 궁남지에서는 ‘부여 서동연꽃축제’가 열리고, 7월 18일~8월 24일 태안 청산수목원에서는 ‘태안 연꽃축제’가 열린다. 또 7월 24~25일 하동군 진교면 백련리에서는 ‘찻사발과 연꽃축제’가, 8월 6~9일 무안군 일로읍 회산 백련지에서는 ‘대한민국 연산업축제’가 대규모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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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날짜를 정해 축제를 열지는 않지만, 연꽃이 아름다운 사찰과 연 서식지도 적지 않다.
백련, 홍련, 수련 등 갖가지 연꽃이 시민을 반기는 사찰들은 제주 법화사, 아산 인취사, 완주 옥련암, 안동 덕왕사, 칠곡 망월사, 강진 백련사, 보성 대원사, 당진 정토사, 공주 영평사 등이 유명하다. 상주 공검지와 백련단지, 함평 달맞이공원, 진주 강주연못, 서산 성연천, 일산 호수공원 연꽃단지, 홍천 거북이마을, 화성시 제부도 연꽃농장 등도 구경할만한 곳이다.
해가 갈수록 연꽃을 보러오는 시민이 늘어나자 사찰과 지자체도 연 재배지와 면적을 확대하고 있다. 무안군 처럼 연꽃을 산업으로까지 키워가고 있는 상황에서 불교계의 포교전략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선원사 주지 성원 스님은 “사찰이 불교문화 보급과 포교를 위해서라도 지역 연꽃축제에 참여하거나 축제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