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가 추진하는 새도로명칭 사업이 7월 1일 시행될 가운데, 일부 개신교계가 추진한 ‘칼빈길’이 다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서울 강남 대치동 서울교회 이종윤 목사가 대표로 있는 칼빈탄생500주년기념사업회(이하 칼빈기념사업회)는 6월 21~22일 기념대회를 서울교회에서 성료했다.
이번 행사가 주목받은 이유는 칼빈기념사업회가 이 기념대회와 6월 초 열린 로잔 국제대회를 계기로 지난 4월 서울교회 인근 대치동 삼성로 서73길을 명예도로 ‘칼빈길’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해 7월 1일 실시되는 ‘도로명주소 등 표기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에 따르면, 법적 주소와는 별개로 국제교류나 기업유치에 명예도로명을 추가로 부여할 수 있다. 강남구에는 아셈총회를 기념한 ‘아셈길’ 등이 있다.
서울교회 측은 “기념행사로 외국 손님이 많이 오며, ‘칼빈길’로 명명하면 국제적으로도 의미있는 일”이라며 “봉은사로도 있는데 칼빈길은 왜 안 되느냐”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교회는 70여명의 전도대원으로 도로주변 150여 주민을 설득해 120명의 서명까지 지정접수한 상태. 하지만 대치동 대부분의 주민들은 “대치동과 장로교 창시자인 칼빈이 무슨 관계냐”며 강남구청에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강남구청은 개정안이 시행되더라도 충분한 주민여론 수렴 등을 통해 새주소위원회를 열고 명명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헌법파괴ㆍ종교차별 종식 범불교대책위원회’도 6월 22일 기자브리핑을 열고 “주민의사를 무시한 교회 측의 무리한 추진은 종교편향적 처사”라며 “우리 역사로 자리해 온 고찰 인근 도로를 고찰명을 쓴 것과 ‘서울교회 길’도 아닌 종교개혁가 이름을 도로명 하는 것은 다르다. 새주소위원회에 도로명 제정에 신중을 기할 것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