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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배 스님, “들어오는 것보다 나가는 것 더 어려워”
23일 기자간담회서 동국대 이사장직 사퇴 소감 밝혀
동국대 이사장 영배 스님은 30일 이사회에서 이사장과 이사직 모두를 다 내놓을 예정이다.


“(학교와) 인연이 다 되서 나가게 됐습니다. 들어오는 것보다 나가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동국대 이사장 영배 스님은 6월 23일 서울 시내 음식점에서 교계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이사장과 이사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스님은 “30일 열릴 동국대 이사회에서 차기 이사장이 합의ㆍ추대로 선출될 것”이라며 “2인을 제외한 이사 전원을 만나 직접 합의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차기이사장에 대해 스님은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다. 다만 “다수 이사가 짐작하는 안이 통과될 것이다. 별다른 대안은 없지 않냐”며 부산 내원정사 정련 스님이 차기이사장이 될 것을 암시했다.

특히 영배 스님은 “총무원장 선거와 연관됐다는 소문이 많은 것으로 안다. 절대 그런 것은 아니다. 순수하게 봐 달라”며 자신의 거취를 두고 정치적인 복선은 없음을 강조했다.

#“동국대에 올인 했던 인생”

스님은 “동국대 이사 9년, 상임이사 2년, 이사장을 3년 3개월 역임했다. 이사로써 일산병원개원준비위원장 등을 맡으며 그동안 직간접적으로 학교운영에 참여하면서 단 하루도 편안히 잠을 잔 적이 없다”고 말했다.

영배 스님은 “이사장이 된 후 종립학교로서 종단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학교가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얼마 전 설립한 불교학술원이 바로 그 예”라고 설명했다.

불교학술원은 불교문화연구원 동국역경원 전자불전콘텐츠연구소에 종학연구소와 한국아시아불교연구소를 더한 불교학 관련 관리감독 기구다.

동국대의 외형적 발전을 위해서는 민자를 유치해 1000여 명을 수용할 기숙사를 짓고 있다. 또 서울시 소유의 대운동장과 장충수영장 매입을 추진해왔다. 현재 대운동장 등은 매입 확정을 앞두고 있다.

스님은 법인 위상도 높였다. 이사장 취임 당시 법인이 동국대에서 운영비를 지원받던 기형적 구조를 개선했을 뿐만 아니라 250억 규모의 법인자산도 마련했다.

영배 스님은 자신의 업적 중 총장후보추진위원회(총추위)를 구성해 외부인사인 오영교 총장을 영입한 것을 가장 의미있게 평가했다.

스님은 “오영교 총장은 매너리즘과 패거리문화 등에 빠진 동국대에 변화를 가져온 인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영배 스님은 “(오영교 총장에 대한) 평가는 임기 후 해 달라”고 밝혀 학생회와 교수회 등이 불신임 하는 오 총장에 대한 두터운 신임을 드러냈다.

최근 신정아 사건과 로스쿨 탈락 건으로 동국대와 자신이 평가받는 것에 대해서는 영배 스님은 크게 서운해 했다.

신정아건과 관련해 스님은 “신정아건이 사회이슈화된 2007년 6월, 신정아 학위문제는 백번 천번 말해도 옳다고 했으나 아무도 믿지 않았다”며 “진실은 여론ㆍ정치ㆍ정쟁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영배 스님은 “1월 30일 대법원이 유죄확정 판결한 것에 대해 내가 책임질 것은 맞다. 법리를 떠나 ‘업’의 부분인 만큼 겸허히 수용하고 있다”면서도 “개인적으로는 떳떳하다. 나 살기 위해 거짓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정아 건과 관련해) 2번 전화했던 것이 정치적으로 비화돼 법률적 결과를 낸 것에 대해서는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사장직 연연했던 것 절대 아냐”

스님은 “내 거취와 관련해 이사장에 환장한 걸로 비춰진 것에 특히 안타까웠다”고 토로했다.

“이사장 거취는 모든 법적 문제가 끝난 뒤 표명하겠다고”만 말했지 “이사장직을 던지고 나간다”고 말한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영배 스님은 “동국대 이사장은 조계종 총무원장과 함께 종단의 주축”이라며 “한국불교 사상과 정신적 지향점을 학문적으로 정하는 자리가 동국대 이사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스님은 “이사장은 종단이 파견한 수행자”라면서 “진퇴 관련해 어떤 인격을 갖고 있으냐가 중요한 자리다. 진퇴에도 기준과 책임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40여 년 출가수행자의 삶을 살면서 나름대로 인간적 양심을 견지해왔다. 대법원의 유죄판결 후에도 이사장직을 유지했던 것은 내 철학과 가치를 존중해 섣불리 밝히지 않았던 것”이라 해명했다.

영배 스님은 “이사장에서 물러난 것을 번복했던 것은 (이사장직에서 물러나면 이사장직을 둘러싸고) 혼란이 자명했기 때문”이라며 “종단 상황을 감안해 무책임하게 내던지고 나갈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스님이사들이 차기 이사장에 대해 합의하면 바로 물러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면서 “이사 7인이 (나를 믿지 못하고) 교과부에 이사승인취소건을 낸 것은 교과부에 동국대를 넘긴 것이다. 앞으로도 절대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영배 스님은 “그때 (이사장직 사퇴에서) 마음을 돌린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당시 스님은 영담 스님의 이사장 직무체제에서 바로 이사장으로 복귀했다. 그러면서도 스님이사들을 믿었기 때문일까?

영배 스님은 “3월 이사회에서 이사들이 참석하면 발표했을 사퇴안과 불참해 공개했던 사퇴불가안 두가지 안을 준비했었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3월 13일 열린 동국대 제243차 이사회의에서 ‘종도와 학교 구성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이사장 사퇴를 거부했었다.

#“동국대 구성원 주인의식 갖길 바래”

대법원 판결로 유죄가 확정됐던 영배 스님은 법원으로부터 사회봉사명령 120시간을 선고받았다. 스님은 2월 중순부터 매일 10시간씩 12일간 울산지역의 한 노인요양소에서 사회봉사명령에 따랐다.

영배 스님은 “전혀 불편한 점 없이 목욕 식사 청소 등을 하며 큰 경험을 했다”면서 “사회봉사명령 수행 후 사찰에 요양소를 세울 계획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스님은 “30일 열릴 이사회에서 이사장직도 이사직도 다 내놓는다”면서 “후임 이사도 누가 하든 관계없다. 하지만 동국대 설립에 출연한 통도사에 대한 예우는 해주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영배 스님은 “동국대의 첫째 주인은 학생, 두 번째 주인은 교수다. 이들을 돕는 것이 학교직원과 법인 등이 할 일”이라며 “후임 이사장을 비롯해 학생 교수 직원 등 전구성원이 주인의식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사스님들에 대해서는 “올때는 권력으로 왔어도 열정과 공심(公心)을 갖고 소임을 다해야할 것”이라 주문했다.

스님은 “구성원들 모두 이사장이나 총장 모두 4년 임기만 마치면 바뀔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해있다”고 지적했다.

구성원간 소통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영배 스님은 “지금은 힘과 권위의 시대가 아닌 소통의 시대다. 소통의 시작은 상대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스님은 오영교 총장의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여러 번 말했는데도 쉽지 않다. 관료 출신이니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퇴임 후 본분사에 충실할 것”

스님은 퇴임 후 블로그를 개설해 종단을 위한 열린 이야기들을 한자리에 모아 교계의 사이버 토론문화를 이끌 예정이다.

영배 스님은 “불교계 현안들이 뒷말 없이 열린 공간에서 논의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승가의 도덕성이 강조되는 요즘 ‘조계종이 비구승단이 맞는지’에 대해서부터 논의하겠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동국역경원장에서 해임된 월운 스님을 찾아 참회한 것은 이사장이라면 찾아가서는 안될 자리였다. 이사장직에 앞서 어른 섬기는 모습을 보이고 싶어 가능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영배 스님은 “퇴임하면 통도사에 머물며 기도 입재를 하는 등 안살림에 신경 쓸 예정”이라면서 “이미 상좌와 한철씩 번갈아 선방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동국대 이사회는 30일 오전 11시 이사장 선출과 상임이사 선임 등을 안건으로 이사회의를 개최한다.
조동섭 기자 | cetana@buddhapia.com
2009-06-24 오후 6:23:00
 
한마디
이동연 놀고있네.....당신떄문에...동국대는작살났예에
(2009-07-04 오후 10: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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