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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 출가해서 행복할 때가 언제입니까?”
“장가 안 가서 행복합니다.”
요즘 들어서 거듭 거듭 장가 안 가길 참 잘했다며 자신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는 스님. 베스트셀러 <삭발하는 날>의 저자 현진 스님(청주 관음사 주지)이 5년만에 신작 에세이 <오늘이 전부다>를 펴냈다. ‘지금 바로 이 순간 깨어있는 삶을 위한 잔잔한 이야기’를 테마로 한 이 책은 스님의 다섯 번 째 저서.
현진 스님은 지금까지 절 집안의 일상이나 수행생활의 소소한 이야기를 수채화를 보는듯한 감성과 아름다움으로 묘사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삶의 문제와 관련된 현실적인 주제, 특히 ‘행복’에 초점을 맞췄다. 스님은 행복의 길(道)을 달리 설명할 수는 없지만, ‘오늘’ ‘전부’ ‘현재’ ‘지금’이란 단어를 무수히 반복하며 나름의 ‘행복 처방’을 제시하고 있다. 즉 임제 선사의 “바로 지금 이 순간이지, 달리 다른 시절이 없다(卽是現今 更無時節)”는 가르침이 수행자에게나 생활인들에게 절실함을 강조한다. ‘숨 쉬어라, 사랑하라, 수행하라, 수고(受苦)하라, 떠나라’ 라는 주제 아래 담겨진 작은 이야기 내지 법문들이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는 모습을 명쾌하게 꿰뚫어봄으로써 ‘오늘이 전부다’라는 말로 귀결시키고 있다.
4월 13일 기자간담회를 연 현진 스님은 “6년여 간 주지소임을 맡아 신도님들이 호소하는 고민을 함께 풀려 애쓰다보니, ‘지금 현재’가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안다면 어려운 문제의 절반은 저절로 풀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스님은 “아픔과 이별은 피해가야 할 대상이 아니라 내 삶속에서 수용해야 할 인연 같은 것”이라며 “지금 당장 마주한 자리에서 서로 아끼며 사랑하는 것이 행복의 조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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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 승가대학과 송광사 율원에서 정진하고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을 졸업한 현진 스님은 월간 <해인> 편집위원과 해인사 포교국장 소임을 맡아 수련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2001년 스님들의 일상을 소개한 <삭발하는 날>이라는 책으로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랐으며, 이후 <잼있는 스님이야기> <산문, 치인리 십번지> <두번째 출가> 등을 펴냈다. 스님은 인연이 주어지면 성지순례기를 따로 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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