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구니 승가대학의 역사와 문화 조계종 교육원 불학연구소 편|조계종출판사 펴냄|1만2000원

한국처럼 비구니 스님들의 교육과 수행 체계가 반듯하게 전하는 나라도 없다. 한국의 비구니 수행은 하루아침에 생겨난 것이 아니라 긴 세월 동안의 전통을 이어 시대에 맞는 형태로 정착해 왔다. 그 중심에 비구니 승가대학(강원)이 있다. 현행법상 비구니계를 받기 이전 단계인 사미니 시절에 승가대학 과정을 마쳐야 한다. 따라서 엄밀하게 말하면 비구니 승가대학이라기 보다는 사미니 승가대학 혹은 사미니 강원 이라는 말이 설득력을 갖는다.

현재 조계종 인가 사미니 승가대학은 동학사 운문사 봉녕사 청암사 등 전통 사찰에 개설한 4개와 불교의 현대화 과정에 발맞춰 설립된 삼선승가대학과 유마사 승가대학이 있다. 이 가운데 삼선승가대학은 대중생활을 하지 않고 통학을 하는 승가대학이란 점이 특이하다.

일제강점기와 불교정화 등 격동기를 거친 이후 처음 비구니 강원의 격을 세운 곳은 동학사 강원이다. 만화 스님에서 경허스님을 거쳐 운허스님에 이르기까지 강원의 전통이 고스란히 살아 있던 동학사에 비구님 스님들의 교육과 수행을 위한 강원이 설립된 것은 1956년. 제11대 강주 경봉용국 스님에 의해서다.

이후 속속 문을 연 다른 강원들도 사찰의 역사와 시대의 조류를 거스르지 않고 면학 풍토 조성과 수행가풍 확립에 간단없는 노력을 기울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에 대한 고찰과 연구는 크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비구니 승가대학의 역사와 문화>는 조계종 교육원 불학연구소가 설립한 불교사 연구위원회가 2008년 개최한 ‘한국 현대불교의 교육기관’ 세미나에서 발표된 논문들을 묶은 것이다. 비구니 승가대학의 설립배경은 물론 현대 한국불교에 대한 기여와 향후 발전을 위한 과제 등이 현장 강사들의 안목으로 짚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