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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아함경> 속에 전하는 <유행경(遊行經)>은 있다. 부처님이 입멸하기 전 서너 달의 모습이 생생히 기록된 경전이다. “모든 것은 변한다. 항상 게으르지 말고 열심히 수행하라”는 가르침을 “피곤하다. 눕고 싶다” “물을 마시고 싶다” 등의 매우 인간적인 부처님의 모습과 함께 담고 있다.
열반을 향한 부처님의 마지막 여행길. 춘다의 공양을 받으시고 병을 얻은 뒤에도 그치지 않았던 그 가르침의 여행. 쿠시나가라에서의 마지막 설법 그리고 장엄한 열반과 사리의 분배까지 실로 황하의 흐름 같이 전개된 부처님의 최후 모습이 가장 장 묘사된 것이 <유행경>이다.
대개의 불자들이 알고 있듯 부처님의 마지막 설법을 담은 경전은 <열반경>이다. 그러니까 <유행경>은 <열반경>이 설해지기까지의 과정, 부처님 최후의 가르침이 어떤 상황에서 설해졌는지를 엿볼 수 있다.
영축총림 통도사 전게사인 혜남 스님은 일본 유학 시절 <유행경>을 재미있게 읽었다고 한다. 노수행자의 마지막 모습에서 느껴지는 인간미에 대한 강한 인상이 이 경전을 쉽게 번역해 책으로 엮는 발심의 계기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