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계원은 심우 스님을 엄중 재심리하고, 심우 스님은 모든 공직에서 사퇴하고 참회하라.”

조계종 재심호계원(원장 법등)이 6월 17일 제50차 심판부를 개정할 예정인 가운데, 교단자정센터(대표 김희욱)가 이같은 내용의 성명서를 16일 호계원장 스님에게 전달했다.

교단자정센터는 ‘재심호계원의 명정기죄를 촉구한다’라는 제하의 성명서에서 초심호계원에서 승풍 실추로 징계회부돼 ‘문서견책’ 받았던 심우 스님 사건의 엄정한 재심리를 촉구했다.

다음은 교단자정센터의 성명서 전문.


재심호계원의 명정기죄(明正基罪)를 촉구한다!
- 조계종 재심호계원 제50차 심판부 개정에 즈음하여 -


지난 5월 17일 개정되었던 제49차 재심호계원에서는 심우스님(현 해인사 총무국장)이 자행한 노스님 폭력행위에 대해 ‘승가전통과 위계를 무너뜨리는 풍조의 근절을 위해 종도들이 납득할만한 형량의 징계가 필요하다’는 지극히 타당한 의견에 대해 일부 호계위원들이 ‘초심호계원과 같은 형량을 확정해야 한다’고 심우스님을 무작정 비호하여 심리가 연기되었고, 오는 6월17일 재개될 예정이다.

본 센터는 심우스님이 그동안 안하무인격 언행으로 대중의 지탄을 받아온데다, 종단 사법기관의 장인 총무원 호법부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현재도 법보종찰 해인사 총무국장으로 재직하는 등 높은 도덕성을 보여주어야 할 위치에 있음을 감안하여 사건 발생 직후부터 이 사건에 대한 엄정한 처벌을 촉구하였다. 또한 해인사 문중의 어른들도 심우스님의 행위가 승가의 위계를 뿌리부터 허무는 악행이라 보고 즉각적인 사과와 합의를 종용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호법부 역시 사건의 심각성을 인식하여 공권정지 7년이라는 비교적 중징계를 구형하였다.

그러나 초심호계원은 ‘폭행사건이 우발적이다, 후유증 없이 모든 문제에 대해 사과하고 합의했기 때문에 사회적인 문제로 확대되지는 않았다’며 문서견책이라는 어이없는 판결을 내렸다. 청정교단의 파수꾼이어야 할 종단 사법부를 ‘유권무죄 무권유죄’의 진원지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우리는 사법부에 대한 대중의 불신을 자초하여 승가공동체의 위의를 저자거리의 우스개로 만들어버린 초심호계원장 종열스님과 초심호계위원 재원, 현각, 승오, 경성, 선법, 정념 스님 등이 자신들의 허물에 대해 진실되게 성찰하고, 참회하기를 촉구한다.

재심호계원의 심리를 앞두고 우리가 안타까워하는 점은 해인사 문중의 중진스님들이 문서견책이라는 사실상의 무죄방면을 위해 심우스님의 로비스트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점이다. 해인사 전 주지 세민스님, 현응스님 등은 심우스님의 변호인을 자처하며, 초심 판결과 같은 문서견책의 불가피성을 집요하게 주장한다 하니, 대체 문중의 선배라는 스님들이 심우스님을 불러 준엄하게 꾸짖지는 못할망정 종단의 도덕성을 나락으로 끌어내리는 기괴망측한 행위에 황망할 따름이다.

도덕이 땅에 떨어진 승가는 귀의의 대상이 아니라, 배척의 대상이 된다. 사건의 절박함에 대한 이해는 커녕, 최소한 종단 중진으로서의 공심은 찾을 길 없고, 무원칙한 집단이기주의로 비호만을 일삼는다면 저자거리의 폭력집단과 무엇이 다른가.

폭력을 비호함은 또다른 폭력과 도덕 불감증을 낳는다. 상식을 벗어난 사법부의 판결은 종단 구성원들의 배척을 받고, 귀속감을 무너뜨려 승가공동체를 해치는 사자충이 된다. 재심호계원은 이번 판결에 왜 교단 안팎의 이목이 쏠려 있는지 잘 살펴야 ‘재심은 초심보다 형량을 낮추는 것이 당연하다’는 관행에서 벗어나 엄중한 처벌로 사법부의 권위를 회복하여야 한다. 초심호계원의 잘못된 전철을 ‘명정기죄(明正基罪)’하여 사부대중의 청정승가에 대한 염원에 부응하여 주기를 간곡히 호소한다.

- 우리의 요구 -

1. 초심호계원은 오는 6월 17일 예정된 재심호계원 개정 전에 심우스님의 ‘문서견책’ 결정 판결이유와 판결문의 핵심요지를 공개하고 ‘유권무죄 무권유죄’의 사법부 불신을 자초한 행위에 대해 참회하라.

2. 재심호계원은 이 사건을 엄정히 재심리하고, 공명정대히 판결하여 사법부의 정의가 살아있음을 전 종도들에게 석명하라.

3. 해인사 문중은 심우스님을 무작정 비호할 것이 아니라,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한 문중차원의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라.

4. 심우스님은 피해를 당한 노스님에게 다시 한번 정중하게 사죄함은 물론, 모든 공직에서 사퇴하여 스스로 참회하라.

2009년 6월 15일

교단자정센터 대표 김희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