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6 (음)
> 종합
“국민 삶 고단해도 민주적 ‘소통’ 있다면 절망하지 않았을 것”
철학계, 시국선언문 통해 국정기조 쇄신 등 촉구


사회 각계의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4000여 명이 넘는 대학교수들이 시국선언 에 참여해 정부 수립 이후 최대 숫자를 돌파했다.

원로철학자와 전국 대학의 철학교수 대학원생 등 철학계 인사 505명은 6월 11일 서울 정동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민주주의의 후퇴를 우려하는 전국 철학자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비상설기구인 전국철학앙가주망네트워크(PEN) 명의로 발표된 시국선언문에서 철학자들은 現 정부 국정 기조의 일대전환을 촉구했다.

철학계는 “이명박 정권이 시민사회와 비판적 여론에 재갈을 물리고 약자들의 처지와 외침을 무시하는 반민주적 공안 통치의 모습으로까지 치닫고 있다”고 주장했다.

철학자들은 “삶이 아무리 어려워도 민주적 소통이 이뤄지고 합의의 절차가 있다면 국민은 절망도 분노도 하지 않는다”라며 “이명박 정부는 국민 위에 군림하는 식의 통치스타일을 버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철학계는 △노무현 前 대통령에 대한 무리한 검찰 수사에 대한 사과 △검찰과 경찰을 동원한 강압정치의 중단 △‘집회와 결사의 자유’, ‘표현과 언론의 자유’ 보장 △국민과 소통ㆍ합의하는 국정 운영 등을 촉구했다.

한편, 철학계는 노무현 前 대통령 탄핵과 이라크 파병 등 각종 현안 때 마다 시국선언문을 발표해왔으나 500명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음은 철학자 시국선언문 전문이다.





민주주의의 후퇴를 우려하는 전국의 철학연구자 000명 시국선언문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와 국정기조의 일대 전환을 촉구한다.

현재 우리 사회는 심각한 위기(를) 상황을 맞고 있다. <산업화와 민주화의 성과 위에서 선진화>를 이루겠다던 이명박 정부의 공약은 집권 2년이 채 안 된 지금, 국민의 기대로부터 이미 멀어져 가고 있다. 서민과 중산층은 불확실한 경제상황 앞에서 불안에 떨고 있으며, 청년과 노동자는 실업과 해고의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양산되고 있으며 사회적 소수자의 목소리는 외면되는 등, 사회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그뿐이 아니다. 사회적 과제에 대한 의사결정 원리인 민주주의와 사회 정의(正義)가 자체가 원천적으로 위협받고 있다. 이에 사회정의와 공동체의 가치를 탐구하고 가르치는 우리 철학교수와 연구자들은 더 이상 사회 위기가 심화되고 민주주의가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는 절실한 판단에서, 그리고 미래를 향한 사회적 통합을 간절히 염원하는 마음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국정 기조의 일대 전환>을 간절히 호소하고 촉구하는 바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현 정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접한 국민들의 슬픔이 이토록 큰 현실이 무엇을 뜻하는 지 정확히 그 이유를 알아야 한다. 지금의 우리현실에서 국민들은 ‘희망’을 잃고 절망의 단계로 치닫고 있다. 삶이 아무리 어려워도 민주적 ‘소통’이 이루어지면 국민은 절망하지 않는다. 삶이 아무리 힙들어도 합의의 절차가 살아있으면 국민은 이토록 분노하지 않는다.
그런데 지난 2년을 보라. 이명박 대통령과 현 정부는 소통과 합의의 원천이요 희망과 연대의 장(場)인 시민의 광장 자체를 폐쇄해 버렸다. 집권 공약인 경제 살리기의 약속은 빈 약속이 되어가고 있으며, 한미쇠고기 협상, 한반도대운하, 미디어법 등 주요 정책 추진 과정에서 보듯이, 이명박 정부는 국민과의 소통이나 여론 수렴 절차는 무시한 채 밀어붙이기식 일방통행의 행태로 일관해 오고 있다. 급기야는 다양한 의견을 내는 시민사회와 모든 비판적 여론에 재갈을 물리고, 약자들의 처지와 외침을 무시하는 반민주적 공안 통치의 모습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촛불집회와 미네르바에 대한 무리한 수사, 집회 봉쇄와 광장 폐쇄, 무모한 경찰 진압과 용산 참사, 검찰의 모르쇠 수사와 표적 수사 등, 국민들은 이명박 대통령과 현 정부의 바로 이런 반민주적 통치, 인권과 기본적 생존권 무시, 공안기관을 동원한 강압적 통치에 실망하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더 깊은 슬픔과 추모의 물결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현 정부는 주권자인 국민 위에 군림하는 식의 통치 스타일을 하루빨리 버려야 한다. 국가는 기업이 아니다. 국가의 주인은 분명 국민이다. 그 어떤 정책도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다른 철학과 의견을 존중하는 가운데, 민주적 소통과 절차적 합의를 거쳐 추진되어야 한다. 또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서민복지정책을 우선적으로 추진하여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우리 사회 위기의 주요 원인이 바로 이러한 국민적 합의와 약자에 대한 배려를 무시하는 대통령 자신의 일방통행식 통치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깊이 자각하여야 한다. 이에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의 후퇴를 우려하는 전국의 철학자는 이명박 대통령과 현 정부, 그리고 한나라당에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1.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무리한 수사에 대해 사과하라.
1. 검찰과 경찰을 동원한 강압정치를 즉각 중지하라.
1. 민주사회의 기본권인 ‘집회와 결사의 자유’, ‘표현과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라.
1. 생존의 벼랑에 몰린 사회적 약자를 우선적으로 배려하는 국정을 펼쳐라.
1. 미디어법을 포함한 주요 법안의 강행 처리를 중단하고 국민적 여론을 존중하라.
1. 주권자인 국민의 여론을 경청하는 정치, 소통과 합의의 절차를 존중하는 국정운영의 길로 나서라.

2009년 6월 11일
민주주의의 후퇴를 우려하는 전국의 철학자 발의인 일동

김교빈(호서대), 김상봉(전남대), 김석수(경북대), 김성민(건대), 김원열(한국철학사상연구회), 김의수(전북대), 문성원(부산대), 박상환(성균관대), 서유석(호원대), 양해림(충남대), 유초하(충북대), 이규성(이화여대), 이성백(서울시립대), 이정호(방송대), 이정은(연세대), 최종덕(상지대), 최한빈(백석대), 홍원식(계명대), 홍윤기(동국대) 외
조동섭 기자 | cetana@buddhapia.com
2009-06-11 오후 3:11:00
 
한마디
닉네임  
보안문자   보안문자입력   
  (보안문자를 입력하셔야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  
내용입력
  0Byte / 200Byte (한글100자, 영문 200자)  

 
   
   
   
2024. 11.26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원통스님관세음보살보문품16하
 
   
 
오감으로 체험하는 꽃 작품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