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1일 논란이 끊이지 않던 존엄사에 대해 법원으로부터 존엄사를 인정하는 최종 판결이 내려졌다.
대법원의 존엄사 판결을 놓고 가톨릭과 개신교계는 신속히 입장을 표명했지만 불교계는 공식입장은커녕 의견이 엇갈리며 갈등마저 빚는 양상이라 입장 마련이 시급하다.
때문에 죽음의 시기를 저울질하기보다는 임종간호(호스피스)를 통한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불교에서는 임종 시 마음가짐에 따라 내세(來世)가 결정된다고 본다. 이렇게 중요한 순간, 죽음에 직면한 말기 환자들은 평온한 죽음을 맞기 위해 임종간호 서비스를 찾는다.
하지만 정작 불자들은 임종간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시설이나 봉사자지원 서비스를 이웃종교계로부터 도움 받는 경우가 많다.
불교계 임종간호 전문가인 강선희 보살은 “10년간 임종간호 활동을 해오면서 불교계 임종간호 교육양성 및 시설이 이웃종교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함을 몸소 느꼈다”고 말했다.
현재 교계의 임종간호 전문시설로는 정토마을이 유일하다. 교육기관으로는 정토마을, 생활의례문화원 연화회,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조계종 자원봉사단 청주지부 아미타 호스피스회, 천태종 복지재단 니르바나 호스피스 등 15개 기관 및 시설이 있다. 이에 비해 한국 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와 한국호스피스협회에 등록된 이웃종교 호스피스기관은 가톨릭 48개, 개신교는 100개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호스피스교육 관계자는 “현재 4기 호스피스 자원봉사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배출된 교육생들이 실제로 임종간호 봉사에 투입되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그는 “이미 가톨릭, 개신교 호스피스 봉사자들이 활동영역을 대부분 차지하고 있고 불교계 병원ㆍ호스피스 기관이 적어 불자들의 자원봉사 활동 공간이 적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전국 호스피스 병원기관을 살펴보면 가톨릭ㆍ개신교계는 84개에 달하지만 불교계는 동국대병원과 교계 교육시설을 연계한 병원 15곳이 전부다.
임종간호를 원하는 이들이 적시에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이유는 불교계의 임종간호 활동에 대한 무관심과 스님들의 적극적 지원이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임종간호 봉사를 수년간 해온 한 봉사자는 “임종을 앞둔 환자들 중 스님을 찾는 이들이 많은데, 일부 스님들 중에는 임종법문을 하기보다는 임종 후의 49재나 장례의식에 참여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스님들이 신도와 환자들에게 임종관을 확립시키고 임종간호를 홍보해야 불자들을 임종간호로 연계시킬 수 있다”며 스님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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