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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신이 닳을 때까지 해보자는 각오로 뛰었습니다. 아쉽지만 훌륭한 후임 교구장이 오셔서 군종교구를 잘 이끌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초대 군종교구장으로 4년간 군종교구를 진두지휘해 온 일면 스님이 7월 25일 퇴임을 앞두고 8일 기자회견을 통해 소회를 밝혔다.
국방부 호국 원광사에서 열린 기자회견 동안 스님은 군포교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거듭 당부했다. 관심을 모았던 총무원장 선거 출마에 대해서는 “마음으로는 그러지만 종단에 훌륭한 분들이 많다”며 말을 아꼈고, 재임의사에 대해서는 “처음 군종교구를 맡을 당시 재임하지 않겠다고 스스로 약속했고, 모든 열정을 쏟은 만큼 더 이상 미련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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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거취에 대해 “우선 불암사로 돌아갈 계획”이라며 “99%가 준비돼도 1%로 인해 모든 것이 변한다. 인연이 닿는 데로 어떤 자리든 열심히 할 생각”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지난 활동을 스스로 평가해달라는 요청에 “과락을 겨우 면한 100점 만점에 60점정도”라며 “종단의 40년 숙원인 군포교 진출로 교구출범 이후 체계가 확립되고 종단 정체성이 강화된 것이 임기내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40년 내놓은 자식, 군법사 끌어안기
2005년 7월 25일 초대 군종교구장으로 부임한 이후 일면 스님에게 당면한 과제는 40년간 교구 없이 독자체제를 유지했던 일선 군법사와의 관계 정립과 군포교 기반확대였다.
일면 스님은 제도 개선을 위해 육ㆍ해ㆍ공군 네트워크를 구축한 국ㆍ차장제도를 도입했으며, 종무행정 체계화를 꾀했다.
군승 체제 개편에도 들어갔다. 예비군승 교육체계를 발전시켜, 군승 수급에 군종교구의 영향력을 확대했다. 지속적인 재교육과 더불어 우수 군승에 대해서는 해외연수 혜택을 부여하고 ‘군승의날’ 개최 및 수련회 등을 통해 단합을 유도했다. 군법사 체계 확립으로 30여 년간 미달됐던 군승 수급도 자연스럽게 해결됐다.
“군법사 출신이어서 그런지 취임 초기 군법사들을 이끄는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힌 일면 스님은 “각종 행사에서 선배 군법사 위주로 참석이 미진했으나, 현재는 전원 참석을 넘어 선배 군법사들이 후배들을 이끄는 새로운 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군법사 일동은 지난 5월 경주에서 열린 군승하계수련회에서 일면 스님 재임 요청을 결의하는 행보를 보였다.
△군포교 수계자 대폭 넓혀
스님은 “교구장으로 군포교 활동에 있어 ‘단 1명의 불자장병이 있어도 간다’는 각오로 임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스님은 한 달 평균 4회 이상씩 총 139회에 달하는 수계법회를 직접 개최했다. 이 밖에도 ‘자비의선물’ 등 봉축과 연말 장병위문 활동을 정례화해 2008년 96개소 등에 진행하고, 도선사 108산사 순례와 함께 26회 동안 초코파이 93,294박스를 전달하는 등 장병들을 위한 각종 물품지원에 나섰다. 장병수계자는 2006년 34,001명에서 2007년 40,619명 2008년 87,715명으로 매년 증가했다. 군종교구는 “2009년 목표치인 10만 명 수계 달성도 무난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14개소 신축 및 46개소 중창불사 등 군사찰 현대화 뿐만 아니라, 준부사관 불자회 및 사관학교 조업법회 지원, 초급 장교 불자확보, 장군 115명 및 영관 불자 449명 데이터화를 통한 관리, 장성 신도회인 국군불교총신도회와의 연계 강화 등 이른바 ‘윗물 포교’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각계 후원금 이끌어내
군종특별교구의 4년간 총 수입은 73억 1200여만원이다. 이중 만인동참 후원자 3,163명을 비롯해 안국선원과 진흥원, 한마음선원 등 각계 정기 포교후원금이 15억 1300여만원이다. 종단 지원금이 부족한 상황에서 일면 스님은 선정사 영진 스님의 10억 지정기탁 등 총 22억 6700여만원의 후원금을 이끌어 냈다. 이는 일면 스님의 역량 발휘이기도 하지만 교구장의 그늘 아래서 벗어나 정기후원체제를 더욱 확대하고, 재정안정화를 꾀하는 일은 2기 군종교구의 과제이기도 하다.
2기 군종교구의 과제는?
△독신 의무로 인한 군법사 이탈방지, 스님들 관심 이끌어야
군승단의 가장 큰 문제는 크게 군법사의 장기복무 기피로 인한 고위 영관급 열세현상(기독교 대비 9:1), 법당 수 및 법사 수 부족으로 인한 양적 수세다. 특히 군포교 일선에서의 각 군부대 포교 방침 등이 주로 영관급의 의사가 반영돼 이에 대한 균형을 맞추는 일이 시급하다.
일면 스님은 최근 개정된 종헌 9조 2항(군승 독신 의무화) 대해 “조계종 스님으로서 종회 결정에 이의가 없으며, 조계종 정체성을 위해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었다”면서도 “기존 군승의 주 수급처였던 불교대학 등에도 지원율이 급감하고 있다. 스님들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개신교에서 25만 수계, 전국민 75%를 복음화한다는 비전2020계획을 선포하는 등 포교전쟁이 진행되는 가운데 단지 스님들의 원력에만 기대기에는 스님들에게도 너무나 혜택이 없다는 지적이 있다.
스님은 이에 대해 “30년 전 어른 스님들께서 군승 혼인을 자율화한데는 이유가 있지 않았겠나. 질도 중요하지만 양도 중요하다”며 “군종교구를 비롯한 군포교 관련 단체들과 세미나 등을 통해 보완대책을 마련하는 등 심도 깊은 논의가 되지 않은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비구니ㆍ타종단 군포교 진출
이러한 문제에 질적ㆍ양적 해법을 찾기 위해 초기 교구장으로 모색한 해답이 비구니 교단과 타종단의 군법사를 비롯한 군포교 진출이었다.
스님은 “비구니 군승 파송 문제는 국방부도 큰 관심을 보였고, 전국비구니회에서도 어느 정도 구체화 됐으나, ‘아직은 시기 상조’라는 비구니회 입장을 수용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타종단 군승 파송문제 역시 교구장 뜻대로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여러 종단에 얽힌 문제를 풀어야 하기 때문에 아직 결론을 내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논산훈련소 등 못다한 불사
현재 국군은 국방개혁 2020계획을 통해 현재 각 사단 훈련소에서 개별적으로 진행되는 훈련을 2013년부터 논산 육군훈련소로 집중할 계획이다. 현재 논산 육군훈련소 호국 연무사는 2000명 규모로 개신교, 천주교의 5000명 규모에 비해 규모에서도, 시설에서도 매우 열악하다.
일면 스님은 “5000명 수준의 법당 신축이 시급하다. 10 27법난 기금 중 일부로 호국관 등 교육시설을 겸한 법당을 짓는 방안이 가장 현식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후임 교구장께서 잘 이어가 주시리라 생각한다. 사관 생도 및 초급장교 불자육성에 필수인 계룡대 교육관 법당은 현재 토지 매입 및 설계가 진행되 임기를 마치기 전 착공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님은 끝으로 “군종교구가 짧은 시간에도 타종교 활동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던 것은 종단의 적극적인 지원과 현장의 군법사들, 그리고 우리 장병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포교현장에 뛰어주신 많은 불자님들 덕분”이라며 “임기가 끝나도 교구에 관심을 갖고 힘 닿는대로 돕겠다”고 말했다.
#일면스님은?
스님은 1959년 경남 합천 해인사에서 명허 화상을 은사로 출가했다. 1967년 자운율사를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 한 스님은 해인사 승가대학 졸업 이후 동국대 선학과를 졸업했다. 스님은 1988년부터 조계종 제9~13대 중앙종회의원으로 1999년 조계종 제3대 교육원장, 2001년 조계종 제25교구본사 봉선사 주지 등 종단 중요직책을 역임했다. 현재 학교법인 광동학원 이사장과 생명나눔실천본부 이사장도 맡아 군 포교를 비롯 교육ㆍ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잘 이은 지붕에는 비가 새지 않는다’와 ‘행복한 빈손’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