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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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새겨 마음을 밝히는 가르침
대만 법고산 성엄 선사, 어 ‘마음의 노래’ ‘지극한 도는…’ 출간


대만 성엄 스님.

올 2월 23일 대만의 법고산에서 입적한 성엄(聖嚴) 선사는 1930년 중국 강소성 한 시골마을 출생했다. 13세에 스님이 된 그는 1949년 중국이 공산화 되는 혼란기에 국민당군에 입대해 대만으로 건너갔고 10여 년 간 통신장교로 복무하다가 1960년대 초에 제대하여 다시 불문으로 돌아왔다.

다시 승복을 입은 그는 6년간 대만의 남부 지역에서 폐관(閉關)수행을 하면서 참선과 교학을 닦았다. 우리나라로 치면 무문관 수행을 한 것이다. 그 후 일본 릿쇼(立正) 대학에서 불교학을 공부해 석사와 박사가 됐는데 이 기간 일본의 여러 종파를 두루 연구하고 수행을 체험했다. 중국과 대만과 다르게 전해 온 불교를 접한 것이다. 이 기간의 경험이 이후 미국에서의 참선지도에 상당한 도움을 주게 된다.

그가 미국으로 간 것은 1976년이다. 뉴욕에 선 센터를 건립하고 설법 저술 불교단체 조직 등의 활동을 하면서 선칠(禪七)을 이끌었다. 선칠이란 일주일(7일) 단위로 참선수행을 하면서 법문도 병행하는 수행 방법.

마음의 노래 대성 스님 옮김|탐구사 펴냄|각권 1만2000원

이 과정에서 성엄 선사는 매일 소참법문 형식의 설법을 했는데 그 법문들의 내용이 금과옥조다. 미국에서 진행한 선칠법회의 법문이 두 권의 책으로 번역됐다.

<마음의 노래>는 중국 선종의 제4조 도신 선사의 제자 우두법융(牛頭法融 594~657) 선사의 <심명(心銘)>을 성엄 선사가 강설한 것이다. ‘마음의 성품은 일어나지 않음이나 지견이 무슨 소용 있으리오. 본래 한 법도 없거늘 어찌 가르침과 수련을 논하리오?(心性不生 何須知見 本無一法 誰論熏鍊)’로 시작되는 <심명>은 깨어 있음과 고요함을 동시에 닦아 가는 길을 강조하는 가르침이다.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다>는 법융 선사의 할아버지 뻘인 3조 승찬(僧璨 ?~606) 선사의 <신심명>과 석두희천(石頭希遷 700~790) 선사의 <참동계>와 동산양개(洞山良价 807~869) 선사의 <보경삼매가>를 함께 실었다. <심심명>은 간화선 수행자들에게 익숙한 가르침이지만, <참동계>와 <보경삼매가>는 조동종의 수행자들이 주목한 선게(禪偈)다.

<마음의 노래>나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다>는 옛 선사들의 가르침이 성엄 선사를 통해 오늘날의 가르침으로 새 힘을 얻고 있다. 성엄 선사는 옛 선사들의 가르침을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 자신의 체험과 현대인들의 일상을 예시하며 법문의 자상함을 일관되게 이끌고 있다. 또 화두 참선을 설명하는데 묵조선이나 수식관 등 다양한 수행법들을 동원하고 있는 점도 이해에 큰 도움을 준다.

두 권의 책을 통해 한국의 불자들이 만날 수 있는 성엄 스님이의 법어는 선칠에서의 법문을 즉석에서 영어로 통역한 것을 다시 우리글로 옮긴 것이다. 번역되기까지 다소 복잡한 과정을 거친 것 같지만, 두 권의 책은 독자들에게 성엄 스님의 사자후를 그대로 전하고 있다. 선리(禪理)를 떠나지 않고 성엄 스님의 각지(覺知)를 반듯하게 담았다. 이는 옮긴이의 역량과 직결된다. 옮긴이 대성 스님은 이미 허운 선사의 <참선요지>와 <방편개시> 그리고 감산 대사의 <감산자전>을 출간해 스테디셀러를 만들었던 베테랑이다.
임연태 기자 | mian1@buddhapia.com
2009-06-05 오후 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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