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상태였던 서불대 사태가 학생들의 성명서 발표로 다시 불거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불대 학생회는 6월 2일 ‘무소불위 권력남용 서불대 이사회는 각성하라’는 제하의 성명서에서 이사회를 성토했다.
학생회는 성명서에서 “교과부가 5월 26일 발송한 계고장에서 6월 12일까지 황윤식 총장을 본안소송전까지 총장으로 인정하라는 등의 계고장을 서불대에 발송했다”면서 “재단 및 학교 측에 학사업무를 조속히 정상화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학생회는 해임 혹은 재계약 취소된 김명권, 조용경, 박성현, 성승연 교수에 대해 교원소청 심사결과에 따라 징계를 무효화할 것과 교과부에 조속한 임시이사 파견을 요청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무소불위 권력남용 서불대 이사회는 각성하라
5월 26일 교과부는 6월 12일까지 황윤식총장을 본안소송전까지 총장으로 인정하고 실제적인 업무가 가능하도록 복귀시키고 감사전 해임되었던 전형준, 김준범 직원을 복귀시키라는 계고장을 이사장에게 송부했다.
서불대 이사회의 폭압적인 행정은 감사를 진행한 이후에도 멈추지 않았으며 더욱 심화되었다. 12월 종합감사이후 1월에 법원 가처분 판결로 돌아온 총장을 다시 제3차 직위해제 했으며, 법원의 판결로 보장받은 황윤식 총장의 행정 권한을 인정한다는 이유로 박성현, 성승연 교수의 재계약을 거부했다. 김명권, 조옥경교수에게 직위해제라는 이유로 집에 대기하라는 공문을 보내는가 하면 자격미달로 교수직을 물러나게 되어 총장에게 반감을 가지고 있던 교수들을 입학 2주전에 대거 영입, 용역을 동원하여, 징계교수들의 학내출입을 금지시킴으로서 학내 수업을 저지했다.
불교의 핵심인 자비의 전파를 그 이념으로 하는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에서 3월 2일 입학식 부터 법당에 용역이 깔려 학생들과 몸싸움을 해야 하는 상황을 겪어내었던 일은 실로 지성인의 전당인 대학원대학교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련의 비상식적 조치들의 전초전에 불과했다.
교수들은 학내에서 수업받고자 애쓰는 학생들에게 수업을 하기위해 용역에게 욕을 얻어먹으며 쫓겨다녀야 했고, 용역을 피해 연구실에서 새우잠을 자야 했고 연구실에서 용역들의 위협을 받아가며 강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심지어 여교수를 용역 5명이 에워싸고 몇 시간씩을 감금하여 학생들과의 접촉을 금지했을 뿐만 아니라 휴게실, 화장실도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반 인권적인 작태가 법당이 있는 불교대학원대학교라는 전문대학원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학생들이 병원에 실려가고, 교수들이 쓰러지는 상황에서 더이상의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식당과 외부강의실을 빌려가며 수업을 하다 결국은 월세공간을 마련해 십시일반 교수와 학생들의 사재를 털어가며 학사를 운영하고 있다. 학교 사태가 일어난지 어언 1년, 교과부 감사가 이루어진지 반년이 지났다. 서불대 학생들은 과연 어디까지 이사회의 파행행정으로 인한 학습권의 침해를 견디어 내야 하는가.
이사진과 결탁한 부총장 이하 학교 운영진들은 대다수의 학생들이 황윤식 총장 측의 정상적인 학사 일정에 따라 종합시험, 외국어시험, 논문 프로포절 등 졸업에 반드시 필요한 절차를 분명히 밟았음에도 불구하고 행정실을 장악한 채 이를 정상적으로 처리하길 거부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절대 피해가 가는 일이 없게 하겠다는 애초의 약속과는 달리, 이사진 측은 법적으로 보장된 황윤식 총장의 행정권을 따른 학생들의 학습권을 인정하지 않고 황총장의 학사일정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협박으로만 일관하고 있다.
더불어 신입생들은 아직까지도 비싼 등록금을 내고도 도서관이용조차 정상적으로 하지 못하며 제대로 된 학사 서비스를 못받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출입구부터 화장실 출입까지 수시로 CCTV에 찍히며 주말에 학교가 쇠사슬에 칭칭 감겨 학교에 출입하지 못하는 현실, 신성한 법당 앞에 용역들이 수시로 앉아서 교수들의 출입을 감시하는 현실을 목도해야 하는 학생들의 심정은 그저 참담할 뿐이다.
교과부의 계고장이 날아온 마당에, 서불대의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학문의 중심축을 이끌어왔던 김명권, 조옥경교수의 해임에 이제 막 새로 들어온 교원들이 앞장서 징계위원으로 나서는 모습은 실로 이것이 진정 지성인들이 모인 대학원의 현실인가 싶어 우리를 슬프게 한다.
서불대의 현이사회는 이석연 이사장의 이름을 걸고 있지 않다 하더라도 이석연 이사장이 주지로 있는 극락사의 신도회장이 이사장직을 대행해 이석연 이사장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고 있다. 두 분의 스님 이사에게 종교적 자비와 대타협을 청하며 대화를 청했던 교수진들의 눈물겨운 노력도 좌절된 현 상황에서 우리에게 남은 선택지는 단 하나이다.
서불대 학생회는 더이상 현 서불대 이사회를 신뢰할 수 없다.
현 이사회는 교수들의 해임과 재계약 거부에 앞장서 서명했으며 학교의 용역을 고용하고 새로운 교수들을 총장의 제청없이 임명하여 서불대의 학사에 큰 혼란을 가중시켰고 끝내는 교수와 학생들을 길거리로 몰아세웠다. 교과부의 계고장이 날아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접하게되는 교수들의 해임소식에 우리는 서불대의 정상화를 위해 보다 강력한 조치가 필요함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6월엔 명상학 전공주임이자 불교학과장 정준영교수의 재계약 절차가 남아있다. 진정 이사회는 자신에게 적법하지 않은 절차에 대해 지적했던 모든 교원들을 잘라내고 페전공의 위기로 몰아갈 것인가. 이미 자아초월상담학, 요가치료학, 명상학은 전공의 존폐위기에 불안과 두려움을 감출 수 없다.
교과부는 서불대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이사진을 구성하고 파견해야 할 것이다. 임시이사파견을 통해 교과부의 감사결과가 투명하게 이행되고 학생들의 학습권이 더이상 침해 받지 않도록 시급히 용단을 내려야 한다. 우리의 요구는 다음과 같다.
하나. 교과부의 감사결과 시행조치에 따라 황윤식총장과 교직원에 대한 이사회의 징계를 즉각 취소하여 서불대의 파행적인 현 학사업무를 조속히 정상화하라!
하나. 해임 혹은 재계약이 취소된 김명권, 조옥경, 박성현, 성승연교수를 교원소청심사 결과에 따라 즉시 징계를 전면 무효화하고 학생들과 마음껏 수업할 수 있는 교수권을 보장하라!
하나. 대학원대학교에 걸맞는 절차와 이성과 상식이 행정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교과부는 서불대의 행정을 감시할 수 있는 임시이사를 조속히 파견하라!
서불대 학생회는 지난 1년의 사태 속에서 대화와 타협과 소통을 위한 갖가지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후죽순처럼 잘려져 나가는 교원해임으로 인해 전공교수들이 일시에 사라지는 비극의 장에서, 서불대와 우리의 학습권을 구해내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이사회와 그 밑의 교수들은 아집을 내려놓고 법정과 교과부의 객관적인 행정결정을 받아들이고 불교 수행자로서 부끄럽지 않은 양심적인 참회와 반성이 이루어지길 강력히 촉구한다.
우리의 정당한 권리인 학생으로서의 학습권을 되찾기 위해 서불대 학생회는 끝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2009.6.2.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학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