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6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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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평범'의 길 버리고 어디로 가셨습니까?
노 前 대통령 서거, 그가 남긴 화두


#“진실과 관용의 화두 따라 화합할 때”

정치권의 자성을 촉구하는 한편, 정부를 질타하는 불교계 각 단체의 애도 성명도 줄이었다.

수경 스님 등 오체투지 순례단은 ‘사람ㆍ생명ㆍ평화의 길’을 멈추고 봉하마을을 찾아 추모했다.

불교인권위원회 (위원장 진관)는 “탄핵 등 고초에도 당당하고 자신감 있던 노무현 前 대통령의 비보에 통곡의 눈물로 피를 뽑아 애도한다”며 비통해했다.

조계종 중앙신도회(회장 김의정)는 “노 前 대통령 서거를 계기로 스스로를 되돌아보며 자성의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라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스스로의 도덕성을 점검하고, 오만과 독선을 자제해야만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실천불교승가회(대표 법안)는 “노무현 前 대통령은 엄혹한 군사독재정권 시절부터 소외된 이웃을 대변하고 민주화 운동에 앞장 서 왔다”며 고인의 명복과 극락왕생을 기원했다.

불교계 인사들도 노 前 대통령 서거에 아쉬움을 아끼지 않았다.

호계원장 법등 스님은 “개인적으로도 노무현 前 대통령의 청렴은 의심할 수 없다. 주변사람들의 부적절한 행동이 (노 前 대통령을)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끈 것 같다”고 말했다.

포교원장 혜총 스님은 “비자금 등과 관련해 검찰수사로 노 前 대통령이 고통 받는 상황에서 다소 아쉽고 억울해도 모든 번뇌를 내려놓는 것이 진정한 수행이라고 위로했는데 침통하다”고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지관 스님, 혜총 스님 등은 4월 5일 김해 봉화산 정토원(원장 선진규)에서 봉행된 ‘호미든 관음성상 봉안 50주년 기념법회’ 참석 후 노 前 대통령을 방문해 눈길을 끌기도 했었다.

당시 알려지지 않았던 면담 내용은 노 前 대통령 서거 후 알려졌다.

참석자의 전언에 따르면 안부를 묻는 스님들에게 노 前 대통령은 “낙향해서 편하게 농사 짓고 환경보호나 하며 편히 지내려고 했는데 요즘 심기가 괴롭다. 건강이 많이 나빠져 평소 많이 읽던 책도 보기 싫을 정도”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에 혜총 스님은 “부처님은 부모를 해친 자라도 앙갚음하지 말라고 했다. 업(業)의 윤회(輪廻)를 그치려면 남을 미워하지 말고, 원망도 그쳐야 한다”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스님들의 법문에 노무현 前 대통령이 어떤 심경의 변화를 겪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당시의 노 前 대통령의 발언과 1달여 후 이어진 유서에서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던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은 검찰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그가 겪었을 고통을 짐작케 한다.

노무현 前 대통령이 남긴 유서에서 대중들은 부처님의 법음을 들었다. 소신공양(燒身供養)하듯 보여준 절연한 각오의 행(行)에서는 무엇을 찾아야 할까?

사는 것이 각박하다. 살기 힘들어서가 아니라 더 많은 것을 가지려 조장된 갈등에 괴로워하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 물을 일이다.

그동안 우리네 사는 삶이 마주보고 차를 몰아 달리다 먼저 핸들을 돌리는 쪽이 지는 ‘치킨런게임(Chicken-Run Game)’과 같지는 않았는지, 이제는 돌아보자.

다수의 군중들은 노무현 前 대통령의 서거를 남북과 지역 등의 대치와 갈등을 종식시키고 국민적 통합을 위한 메시지라 믿고 있다. 이제는 화해하고 용서하자.

조동섭 기자 | cetana@buddhapia.com
2009-06-01 오전 11: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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