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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덕숭산에서 꽃 한 송이가 졌다. 수덕사 방장 원담 스님의 원적이었다. ‘덕숭산 천진불’이라는 세칭이 있듯이 원담 스님은 언제나 환한 미소로 세상을 밝히며 수행자들의 사표가 되는 이 시대의 선장(禪匠)이었다.
2004년 <덕숭산 법향>이라는 제목의 법어집이 세상에 나와 평소 방장에서 울려 퍼진 사자후가 독자들의 가슴을 뚫었었다. 이 법어집 발간 이후에도 여름과 겨울 안거마다 법어를 내렸고 여러 신문의 인터뷰에 응해 덕화를 끊지 않았다. 그러한 기록들이 원적 1주년을 맞아 <대관절 이게 무슨 일이냐?>는 제목의 법어집으로 발간됐다.
만공 스님을 시봉하며 전해 받은 선기를 찾아오는 불자와 수행자들에게 골고루 나눠 주었던 원담 스님의 사자후는 모두 ‘대관절 이게 무슨 일이냐?’로 통한다. 부모미생전의 본래면목을 추구하는 간절한 마음이 없이는 인생의 참 맛을 살펴볼 수 없기에 원담 스님은 묻고 되묻는다. ‘대관절 이게 무슨 일이냐’고.
책은 1주기를 맞아 조계종정 법전 스님이 내린 법어를 필두로 진제 스님의 추모사, 옹산 스님의 발간사로 이어지고 장례와 다비식 모습 등을 담은 화보에 이어 법어와 각종 기사자료들이 이어진다. 상좌인 설정 스님을 비롯한 근원의 스님들이 써 붙인 회고담은 원담 스님의 생전 모습을 그려보는 생생함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