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6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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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결식 집전 명진스님 "대원력 보살행 잊지 않겠습니다"
봉은사 주지 명진스님, 노 前 대통령 영결식서 불교의식 집전



봉은사 주지 명진스님.
5월 29일 노무현 前 대통령 영결식에서 불교의례를 집전한 명진 스님(봉선사 주지)은 <반야심경> 봉독에 앞서 노 前 대통령을 추모했다.

명진 스님은 “노무현 前 대통령이여, 이제 당신의 육신은 지(地)ㆍ수(水)ㆍ화(火)ㆍ풍(風) 사대(四大)로 돌아간다”며 간추린 ‘무상계’ 법문을 했다.

이어 스님은 “육신을 움직이던 주인공은 어느 곳에 무엇으로 계십니까? 해가 서산에 질 때 달은 서쪽에서 떠 오른다(日落西山月出東)”라며 “불가의 소신공양(燒身供養) 같은 행(行)을 보여준 노 前 대통령의 뜻은 천강을 비추는 달처럼 우리 마음 속에 영원히 빛날 것”이라고 애도했다.

다음은 명진 스님의 영가축원 전문.


영가축원

제16대 대통령 광주후인 노무현 영가시여!
노무현 영가시여! 노무현 영가시여!

이제 당신의 육신은 지수화풍 사대(四大)로 흩어져 돌아갑니다.
흙으로, 물로, 불기운으로, 바람으로 흩어집니다.
그러나 그 육신을 움직이던 주인공, 영혼은
어느 곳에, 무엇으로 계십니까?

일락서산 월출동(日落西山月出東)입니다.
해가 서산에 지니 달은 동녘에 뜹니다.
지는 해와 같이 육신은 우리 곁을 떠나지만
당신의 고결한 정신은 떠오르는 달처럼 환하게
빛날 것입니다.

노무현 영가시여!
당신은 우리에게 ‘미안해하지 마라’하셨습니다.
미안해하지 않겠습니다.
‘원망하지 말라’하셨습니다.
원망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불가(佛家)의 소신공양(燒身供養)처럼
온몸을 던져
당신이 지키고자 했던 그 뜻만은 잊지 않겠습니다.
그 어떤 불의에도 타협하지 않고 나아갔던 당당함,
자신의 이익을 버리고 지역주의를 허물기 위해
몸을 던졌던 대원력 보살행,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도 사람답게 사는 평등세상의 꿈,
남북의 화해와 통일을 위해 뚜벅뚜벅 걸어 나가던
발걸음...
그 어느 것 하나도 잊지 않겠습니다.

검은 구름 흩어지면
밝은 달 비추듯이
당신의 참뜻은 천강에 달이 비추듯 우리 가슴에 영원히 빛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당신이 떠나시는 길,
이천만 불자의 정성을 모아서 반야심경 한 편을
올리겠습니다.
조동섭 기자 | cetana@buddhapia.com
2009-05-29 오전 11: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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