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를 비롯한 전국민이 불과 1년 전까지 대통령이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관해 애도를 표하는 가운데, 한 교수가 독설을 쏟아내 화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해 “자살이라도 해야 한다”며 막말을 퍼부었던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가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또 다시 막말을 내뱉었다.
그는 “이 나라에는 법은 없고, 있는 것은 감정과 동정뿐인가. ‘검찰이 노무현을 잡았다’ 이렇게 몰고 가고 싶은 자들이 있냐”며 “천만의 말씀! 노무현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뿐이다. 이 비극의 책임은 노씨 자신에게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종황제나 박정희 전 대통령 때도 이렇게까지 슬퍼하지는 않았다"라며 “그런데 모든 언론매체들이 왜 이렇게도 야단법석인가. 노 씨가 산에서 투신자살했기 때문이냐”고 반문하며, “설마 국민에게 자살을 미화하거나 권장하는 뜻은 아니겠죠”라고 힐난했다.
김 교수는 지난달 노 전 대통령을 향해 퍼부은 독설이 사회적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것과 관련해 “주변에서 테러를 당할 우려가 있으니 혼자서 집을 나가지 말고, 밤에는 더욱 외출하지 말라고 한다”며 “그러나 어떤 위기에 처해도 경찰에 신변보호 요청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 교수는 4월 15일 “먹었으면 먹었다고 말을 해야죠”라는 제목의 글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감옥을 가거나 국민에게 사과하는 의미에서 자살이라도 해야 한다”고 주장해 네티즌들의 엄청난 항의에 직면한 바 있다.
한편, 개신교 신자인 김 교수는 지난해 8ㆍ27 범불교도대회 당시 ‘승려 배후를 수사해야 한다’는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다음은 김 교수가 올린 글의 전문.
지금은 할 말이 없습니다.
사람이 죽었다는데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 여야의 모든 지도자들이 한결같이 애도의 뜻을 표했습니다. 어떤 ‘은퇴’ 정치인은 자신의 반이 떨어져 나간 것 같다고 비통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청와대도 슬픔에 잠겼다고 들었습니다. 가게를 지키고 앉았던 사람들도, 길을 가던 사람들도 모두 슬픔을 금치 못한다고 하였습니다.
나라의 임금님이, 예컨대, 고종황제께서 붕어하셨을 때에도, 그 시대에 살아보지는 못했지만 아마도 백성이 이렇게까지 슬퍼하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박정희 장군이 현직 대통령으로 있으면서 생각이 부족한 어느 한 측근에 의해 피살되었을 때를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궁정동의 그 때 그 참사는 국민 모두에게 큰 충격이기는 했지만 오늘과 같은 광경을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나라의 모든 언론매체가 왜 이렇게도 야단법석입니까. 노무현 씨가 산에서 투신자살했기 때문입니까. 그러나 설마 국민에게 자살을 미화하거나 권장하는 뜻은 아니겠지요. 내가 4월에 띄운 홈페이지 어느 칼럼에서 “노무현 씨는 감옥에 가거나 자살을 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내용의 글을 썼다하여 이 노인을 매도하며, 마치 내가 노씨 자살의 방조자인 것처럼 죽이고 싶어 하는 ‘노사모님들’의 거센 항의의 글이 쇄도하여 나의 홈페이지는 한참 다운이 되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나는 내 글을 써서 올리기만 하지, 내 글에 대한 댓글이 천이건 만이건 거들떠보지도 않습니다.)
하도 험하게들 나오니까 내 주변의 가까운 이들은 “테러를 당할 우려가 있으니 혼자서는 절대 집을 나가지 말고, 밤에는 더욱이 외출 하지 말아 달라”는 간곡한 부탁을 하기도 합니다. 그럴 경우에 내 대답은 한결 같습니다.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 살다가 늙어서 반드시 요를 깔고 누워서 앓다가 죽어야 한다는 법이 있나. 테러 맞아 죽으면 영광이지.” 아직은 단 한 번도 테러를 맞은 일이 없지만 앞으로도 마땅히 내가 해야 할 말을 하다가 폭도들의 손에 매 맞아 죽어도 여한이 없는 사람입니다. 어떤 위기에 처해도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하지는 않을 겁니다. 나이가 몇인데요. 여든 둘입니다.
사법부는 노 씨에 대한 모든 수사는 이것으로 종결한다고 하니 이건 또 어찌된 일입니까. 그렇지 않아도 어렵게 된 검찰의 입장을 더욱 난처하게 만들려는 속셈입니까. 이 나라에는 법은 없고, 있는 것은 감정과 동정뿐입니까. “검찰이 노무현을 잡았다.” - 이렇게 몰고 가고 싶은 자들이 있습니까. 천만의 말씀! 노무현 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뿐입니다. 이 비극의 책임은 노 씨 자신에게 있습니다.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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