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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평화, 사람의 길’을 찾아 떠난 오체투지순례단이 드디어 서울에 입성했다.
수경 스님과 문규현 신부, 정종훈 신부 등이 이끄는 오체투지순례단은 5월 16일 남태령 고개를 넘어 서울에 입성했다.
태풍이 와도 진행됐던 오체투지 순례 앞에 내린 이날 봄비는 순례단의 서울입성을 반기는 꽃비였다.
앞을 이끄는 세 선지식과 함께 순례행렬에는 1000여명의 참가자들이 길게 장사진을 이뤘다. 경기경찰청과 서울경찰청은 이날 각 의경 2개 중대를 동원해 만에 하나 벌어질 사고를 미연에 방지했다.
8시 30분 과천 청부종합청사를 출발해 오전 순례일정을 마친 순례단은 과천 관문체육공원에 도착했다. 관문체육공원에는 불교계 단체들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이 마련한 오체투지 순례단 서울맞이 특설무대가 준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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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단을 환영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을 대표해 연단에 오른 정토회 지도법사 법륜 스님은 “어진 부모는 자식이 잘못을 저지를 때 자신의 종아리를 때리는 법”이라며 “오체투지로 순례의 길을 닦고 있는 세분의 종교인들도 부모가 제 종아리 때리듯, 정부 잘못을 참회하는 것”이라며 순례단을 격려했다.
잠깐의 쉼도 잠시 순례단은 다시 장도에 올랐다. 점심식사도 순례가 진행되는 차도 위에서 주먹밥으로 대체했다.
서울에 들어서는 순간에도 일행은 묵묵히 다시 일배의 오체투지를 할 뿐이었다. 지난 9월 4일 지리산 하악단을 오체투지를 처음 시작한지 103일째, 3월 28일 계룡산 중악단에서 다시 재개한지 50일째 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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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이날 순례단은 예정된 남태령 남단 정각사를 넘어 서울 시내로 순례를 더 진행하려 했으나 경찰의 통제로 남태령역까지만 순례했다.
순례단 일동은 ‘서울 구간 순례를 시작하며 순례단이 드리는 글’을 통해 “참으로 먼 길을 기어서 왔다. 지렁이처럼 꿈틀꿈틀 기어가는 하루 순례는 고작 십리길이었지만, 목숨들이 땅에 의연히 살아있는 대자연을 느낄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순례단은 “이러한 생명 자체에 대한 성찰 없이는 그 어떤 묘수도 해결책이 될 수 없다. 한 사람이라도 자기 본분으로 돌아가 조금만 욕심을 덜 내고, 남을 배려한다면 우리사회는 보다 환해지고, 따듯해 질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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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서울 순례를 시작한 순례단은 5월 18일 용산 참사현장을 거쳐 서울 시내 순례 후 21일 명동성당과 서울시청광장, 청계광장, 조계사 일대에서 순례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순례 후 조계사에서는 ‘생명평화를 위한 시국법회’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