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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용봉 스님(1918~1991, 속명 이재복)은 태고종 대종사의 법계에 오른 선지식임은 물론 대전 보문학원을 설립한 근대 교육 선구자요, 문학가다.
지난해 불자들의 공분을 샀던 종교편향을 비롯해 불교계가 처한 난제에 대한 해답은 인재불사다.
용봉 스님은 1945년 해방 이후 어지러운 사회를 극복ㆍ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교육을 통한 불교의 자비이념 실현과 불교이념에 입각한 인재양성을 중시한 불교 교육의 선각자다.
인재불사가 새삼 주목 받는 지금, 열반 18주기를 맞은 용봉 스님의 본격적인 선양사업이 시작돼 눈길을 끈다.
‘용봉 대종사 금당 이재복 선생 추모사업회’(회장 송하섭)와 용봉문도회(회장 원법)는 6월 5일 2시 대전 연정국악문화회관(舊 대전시민회관)에서 추모제를 개최한다.
추모제는 추모전집 봉정식, 추모학술대회, 추모전시회 순으로 봉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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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봉 스님 추모전집은 스님의 설법과 강의, 문학작품, 대장경강화 등을 수록했다.
전집은 △제1권 ‘빈 배엔 달빛만 가득하고’(불교강화 녹취집) △제2권 ‘보배는 그대 안에 있네’(대장경강해자료집1) △제3권 ‘미움도 사랑도 벗으라네’(대장경강해자료집2) △제4권 ‘말을 타면 발을 쉬어야지’(대장경강해자료집3) △제5권 ‘겨자씨에 수미산이 들어가네’(대장경강해자료집4) △제6권 ‘부처 속에는 부처가 없네’(대장경강해자료집5) △제7권 ‘침묵 속의 끝없는 길이여’(문학집) △제8권 ‘아직도 그윽한 님의 향기’(추모, 유품집)의 전 8권으로 구성됐다.
용봉 스님의 맏상좌인 태고종 총무원장 운산 스님은 추모사를 통해 “용봉 스님은 약관에 불문에 귀의해 학승으로 명성을 얻고, 세속을 떠나지 않으며 중생교화의 대승불교 정신을 몸소 실천한 분”이라며 “하화중생의 보살정신을 실천하기 위한 방법으로 교육을 선택해 평생 중등교육에 헌신한 선지식”이라 강조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도 축사에서 “용봉 대종사는 산간불교를 현대화, 대중화, 생활화해야 한다는 불교적 사명을 깊이 인식한 분”이라며 “대종사의 말씀과 시들이 대중들에게 귀감이 되고 지혜로운 길잡이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보문고 출신인 동국대 오영교 총장도 축사를 통해 “고등학교 시설 교장이던 금당 선생님은 불교교화 사업에 매진한 분”이라고 추모했다.
추모학술대회에는 동방불교대학 윤영우 학장과 충남대 김방룡 교수, 광주대 이은봉 교수가 발표할 예정이다.
윤영우 학장은 주제발표 ‘용봉 대종사와 한국불교’에서 “용봉 대종사의 사상은 한국불교의 본질이며, 지향점”이라며 “용봉 스님의 지혜와 원력은 문수와 보현보살을 닮았으며, 승속을 초월한 무애행은 원효 성사에 버금가고, 대승사상의 논지는 유마 거사를 추월한다”고 주장할 예정이다.
김방룡 교수와 이은봉 교수는 각각 ‘용봉 대종사 이재복 선생의 불교관’과 ‘금당 이재복 시의 정신지향’을 통해 용봉 스님의 사상과 문학세계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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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전시회는 용봉문도회장 원법 스님(대전 보은정사, 태고종 원로의원)의 작품을 중심으로 마련됐다.
용봉 스님의 법제자인 원법 스님은 시(詩)ㆍ서(書)ㆍ화(畵)와 다도 등에 조예가 깊다.
특히 태고종 한국전통문화전승관 상량문 등을 쓴 스님은 교계에서 선필(禪筆)로 널리 알려져 있다.
원법 스님은 용봉 스님의 문학작품집 <정사녹초(靜思錄抄)>에 수록된 130여 편의 작품을 3년 여에 걸쳐 손수 서예로 표현했다.
원법 스님은 “용봉 대종사의 작품 중 ‘갑사대종반안기’ 등은 일제가 갑사 대종을 전쟁물자로 쓰기 위해 강제 반출하려던 것을 대종사께서 탁발을 통해 모은 비용으로 도로 찾아 갑사에 봉안한 내력을 기록한 의미 있는 글”이라며 “‘갑사대종반안기’는 용봉 대종사의 애국심 뿐만 아니라 대종사의 자제인 이동영 교수(우송정보대)가 갑사 종각의 편액에 쓰인 글을 한자 한자 옮겨 적은 효심 어린 대작”이라 말했다.
원법 스님의 추모서예전 및 유품, 유묵 등의 전시회는 6월 11일까지 이어진다.
송하섭 회장은 “이번 추모전집 간행 등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용봉 대종사 선양사업을 펼칠 계획”이라며 “금당학술재단을 설립해 금당 선생의 사상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042)533-3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