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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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돌아갈 곳은 중생의 마음 속”
불승종 창종주 설송스님 9일 입적, 17일 다비식



불승종 창종주 설송 스님.

“오고 가는 것은 꿈과 같고(乃往過去只在夢)
인생 한 번 오는 것이 꽃 한번 피고 지는 것과 같구나(人生都是如花開)
내 본분은 본래 스님이 아니던가(我而本分僧伽焉)
돌아갈 곳 어디메뇨, 중생의 마음속 아니더냐(歸去何處衆生裏).”

대한불교불승종 창종주인 설송(雪松) 스님이 5월 9일 오후 6시 30분 경북 봉화군 석포면 대현리 소재 현불사 설법전에서 입적하며 이러한 열반송을 남겼다. 향년 91세.

‘불승종 장례위원회’는 “5월 17일 오전 8시 현불사 자비전에서 영결식을 봉행하고 오전 9시 발인 후 오전 10시에 다비식을 봉행한다”고 14일 밝혔다.

1918년 11월 20일 경치도 포천시 일동면 유동리에서 태어난 설송 스님은 63년, 설악산에서 입산 수도를 시작했다. 2년 뒤인 65년 음력 11월 초엿새 수원 일광사에서 <법화경>의 묘법실상(妙法實相)을 깨닫고 다음과 같은 오도송을 얻었다고 불승종은 밝혔다.

“얻으려고 해도 얻지 못하는 것이 도(道)의 시작이며
얻지 않으려고 해도 스스로 얻어지는 것이 도의 끝이니라.
내가 비로소 하늘과 땅 이치의 문을 열었으니
나는 마땅히 묘한 진리의 실상을 열어서 보여주겠노라.”

이러한 오도(悟道) 체험을 바탕으로 설송 스님은 평소 <법화경> 공부의 중요성에 대해 이렇게 당부했다.

“<법화경>에는 세상 변화에 대한 부처님의 가르침이 모두 들어 있습니다. <금강경>이 불법의 ‘씨앗’이고, <화엄경>이 김매고 가꾸는 것이라면 <법화경>은 불법을 ‘추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는 <법화경> 28품을 28년 동안 가르쳐 오고 있습니다. 묘(妙)의 변화를 좀 더 강하게 해서 사람들의 고통을 좀 더 덜어주는 것이 불자의 도리이므로 이 경을 설하는 것입니다.”
설송 스님이 평생 <법화경>의 일승(一乘) 묘법을 설하자, 스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불자들도 늘어나 미국 버지니아주 마아샬의 구곡사를 비롯해 국내외에 25개 선원이 생겼다.

이런 가운데 일반인, 특히 정치인들이 스님의 법력(法力)에 대한 소문을 듣고 찾아오기 시작했다.

현불사가 결정적으로 널리 알려진 것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문이 계기가 됐다. 김 전 대통령은 15대 대통령 선거가 있기 1년전인 1996년, 태백산 자락의 심심산골에 숨어 있는 현불사를 방문했다. 현재 경내에는 그때의 기록을 적은 ‘김대중 대통령 방문 비석’이 서있는데, 내용은 ‘김 전 대통령이 방문하던 날, 보탑에 오색 빛이 발했으며 이는 대통령 당선을 예지한 것이었다’는 내용이다. 설송 스님은 이날 방문 이전부터 김 전 대통령의 당선을 예언했다고 전해진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거물급 정치인들이 현불사를 찾아오기도 했다. 1983년 창건 이후 이곳을 찾은 정치인은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롯해 이회창, 이한동, 한화갑, 윤길중, 조성준, 추미애, 권정달, 김중권, 장영철, 최명헌 씨 등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게다가 이회창씨의 부인 한인옥 여사는 가끔씩 설송 스님에게 안부 전화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박태준씨는 총리재임 시절 서울 북아현동 자택에서 설송 스님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1962년 창종된 불승종의 본찰인 현불사는 요즘도 기도 영험 도량으로 많은 불자들이 찾고 있다. 불승종 장례위는 “스승님 열반을 맞아 일부 언론매체에서 잘못된 추측성 기사를 보도한 것은 생전 요란함을 멀리하신 종조님의 뜻에 부합되지 않는 것”이라며, ‘대선 예언가’ 운운식의 보도를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김성우 기자 | buddhapia5@buddhapia.com
2009-05-15 오후 2: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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