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53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이 5월 2일 오전 10시 서울 조계사를 비롯한 전국의 사찰에서 일제히 봉행됐다.

조계종이 주관한 서울 조계사 법요식은 총무원장 지관 스님을 비롯해 1만 여 사부대중이 참석한 가운데 봉행됐다.



행사는 중생의 어리석음을 깨치는 명고와 명종의식으로 시작돼 도량결계의식, 육법공양의식 등의 순으로 시작됐다. 이어 관불 및 마정수기, 헌화, 헌촉, 헌등, 헌다, 조계사 주지 세민 스님의 축원과 제6회 불자대상 시상, 총무원장스님의 봉축사, 대통령 축하메시지, 종정 예하의 법어, 남북불교도 공동발원문과 봉축 발원문 낭독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임충빈 육군참모총장, 중앙신도회 윤원호 부회장, 야구선수 김태균(한화이글스) 불자에게 불자대상을 수여한 총무원장 지관 스님은 곧 이어 “고통 받는 이웃과 함께 하시는 당신이 우리들의 부처님이십니다”라는 제하의 봉축사를 했다.



스님은 “고통의 바다는 모든 부처님들의 고향”이라며 “모든 부처님들이 중생들과 고통을 함께 하신 일로 세간에 출생하셨으니, 중생들과 고통을 함께 하는 우리 이웃들이 있다면, 그들은 모두 우리들의 부처님”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관 스님은 “번뇌의 중생계가 다하는 날은 기약할 수 없으며, 고통의 바다 아닌 곳 또한 어디에도 찾을 수 없다”며 “오직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지혜로운 마음과 자비로운 행동으로 고통 받는 중생들과 동행하는 일”이라며 소외받는 이웃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유인촌 문화관광부 장관이 대독한 봉축메시지를 통해 “이세상 모든 존재들은 서로 의지하고 협력하고 화합할 때 진정한 의미를 지니게 된다”며 “우주 안의 모든 존재들이 불가분의 관계라는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할 때 우리는 따뜻한 사회, 선진일류국가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이 땅에 불교가 전래된 후 국가가 위기에 처하고 국민이 어려움에 빠질 때마다 호국불교로서의 전통을 지켜왔다”며 “불교계가 대한민국의 국토를 가꾸는 데에 앞장서고, 모두가 한마음으로 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은 원로회의 부의장 밀운 스님이 대독한 봉축법어에서 “오늘은 미혹도 깨달음도 다 버리고 부처와 범부(凡夫)의 얽매임에서 벗어난 분이 우리 곁에 오신 날”이라며 “무명(無明)속에서 걸림 없는 지혜를 얻은 이는 곳곳에서 살아있는 부처를 만날 것이요, 타 오르는 분노 속에서 대비심(大悲心)을 잃은 이는 이르는 곳마다 삼악도(三惡道)를 이룰 것”이라며 쉼 없는 정진과 수행을 당부했다.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보선 스님은 ‘남북불교도 공동발원문’을 통해 “원력과 통일실천행의 부족으로 남북 간 갈등과 긴장이 조성돼 있다”며 “‘나라 일이 잘되려면 민족이 모여앉아 의논하라’는 부처님 가르침에 따라, 부처님오신날 전국 사찰에서 봉축법회를 열고 통일의 서원을 발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스님은 “민족의 통일과 번영을 이루자면 6ㆍ15 공동선언과 10ㆍ4 선언을 실천해야한다”며 “남북의 불교도들은 한마음으로 통일의 염원을 안고 공동선언 실천행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남북 불교도 공동발원문’은 이날 남북의 모든 사찰에서 봉행되는 봉축법요식에서 동시 낭독됐다.

중앙신도회 김의정 회장은 발원문을 통해 “모두가 부처님임을 자각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자비나눔 운동을 전개하며, 생명과 평화를 지키는 일에 더욱 정진해 부처님의 화엄세상을 열어나가겠다”고 발원했다.



MBC, KBS1TV, BTN 등을 통해 전국에 생중계된 법요식에는 종단의 출ㆍ재가 대표자와 유인촌 문화관광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 민주당 정세균 대표,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 등 정관계 인사들, 오스왈도 파딜랴 주한 교황 대사를 비롯해 독일ㆍ몽골ㆍ캄보디아ㆍ네팔ㆍ우크라이나 대사들이 대거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