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6 (음)
> 종합
[正念의 삶을 사는 사람]'위빠사나 경영' 진양유조선 황경환회장



“불교수행을 한다는 것은 오늘보다 나은 내일, 금생보다는 내생을 더 좋은 날로 바꿔주는 유일한 방편이기 때문이죠. 그러기 위해 팔정도의 삶을 사는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는 영원불변한 진리입니다.”

진양유조선(주)과 경주IC휴게소, 오르골소리박물관을 경영하는 황경환 회장은 매일 아침 6시 30분부터 8시까지 어김없이 위빠사나 명상에 잠긴다. 불교초기경전을 처음 접하고 난 뒤 십 수년째 하루도 빠짐없이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켜왔다. 살다보면 아프고 피곤한 날도 있지만, 삶의 우선순위로 하루 24시간 중 가장 중요한 일과라 여겨 절대 게을리 하지 않는다. 위빠사나란 ‘위’는 분리한다, ‘빠사나’는 본다는 뜻으로 무명에 가려있던 나를 보는 것을 말한다.

“기업 운영의 성패는 한마디로 운영하는 사람의 의식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의식이 혼탁하면 사리분별이 흐려지지만 의식이 좋으면 하고자 하는 일의 판단이 정확해지기 때문입니다. 바로 의식의 상태를 좋게 만들어주는 것이 위빠사나 명상입니다.”

이러한 위빠사나와 불교의 근본은 초기 경전에 있다고 본다. 초기 불교를 알면 사성제를 이해하게 되고, 나아가 팔정도를 깨닫게 되기 때문에, 불교에 있어 명상은 필수불가결한 수행법이라고 덧붙였다.

“부처님은 ‘니가 아닌 것을 알아라’고 말씀하셨는데, ‘아닌 것’을 알기 위해서는 우선 나를 바로 봐야합니다. 우리는 기적처럼 사람의 몸으로 태어났으니 그냥 죽는다면 천추의 한이 되겠죠.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출가하신 후 죽는 것은 내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으신 것입니다.”

이러한 정념의 삶을 살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것으로 초기불교경전을 들었다. 우리나라 불경의 대부분은 인도의 팔리어나 산스크리트어를 중국 한자로 번역한 것을 우리말로 재번역한 것들로, 본래의 의미가 퇴색된 것이 많다고 지적했다. 또 초기불경의 번역불사에 관한 인식이 부족함을 꼬집었다.

“사람들은 근본을 모르고 형상만을 따라가고 있어요. 불자들 중에는 건물불사는 중요하게 여기면서, 올바른 가르침을 전하는 경전의 번역불사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법을 모르는 중생에게 올바른 가르침을 주는 불사가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오늘날 황경환 회장이 있기까지 부처님 가르침으로 그를 이끌어 준 것은 5명의 스승이었다. 아버지와 경봉 스님, 한국불교연구원 이기영 박사, 대행 스님, 김사철 박사가 바로 그들. 이 중 처음 불교와의 인연을 맺어준 것은 이제는 고인이 된 아버지였다.

“9살 때 아버지께서 ‘환아, 너도 언젠가 죽는다’라고 말씀을 하는 순간, 긴장할 때처럼 오줌이 마려웠어요. 또 어떤 자리에서든 부처님 공부를 하는 것을 소홀히 하지 말라고 늘 일러주셨는데요. 모든 것이 마냥 행복하면 불법을 배우려는 신심이 일어나기 어렵듯 그 순간 부처님 가르침을 배워야겠단 신심이 났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평생의 화두를 가슴 깊이 새겨준 경봉 스님의 통도사 극락암 일요법회는 10여년간 단 하루도 빠지지 않을 정도로 열성적이었다. 훗날 황 회장의 승용차로 스님의 위패를 다비장 입구까지 운구하기도 했다.

“경봉 스님은 ‘하루가 24시간이면 8시간 자고, 9시간 일하고, 4시간 놀아도, 3시간이 남으면 그중 1시간만이라도 이 몸을 이끄는 주인이 누구인지 알라’고 명상수행을 권하셨습니다. 그리고 ‘사바세계를 무대로 연극 한번 잘하고 가라’고 늘 말씀하셨습니다. 나를 바로 보기 위해서는 내 밖으로 나와야하는데 이것이 바로 정념입니다.”

이제는 슬하의 세 딸을 둔 아버지가 되어 자녀들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한다.

“막내딸이 몇 년째 미국의 한 대학원에서 매스미디어를 전공하고 있었는데, 언젠가 초기불교에 관해 진지하게 이야기를 들려줬더니, 초기불교를 공부하기 위해 미국 유학을 접고 3개월 전 스리랑카로 떠났습니다. 누군가 대화가 통하는 도반을 만나면 그 환희심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는데 그게 제 딸이 된거죠.”
박지원 기자 | hdbp@hanmail.net
2009-04-28 오전 9:27:00
 
한마디
닉네임  
보안문자   보안문자입력   
  (보안문자를 입력하셔야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  
내용입력
  0Byte / 200Byte (한글100자, 영문 200자)  

 
   
   
   
2024. 11.26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원통스님관세음보살보문품16하
 
   
 
오감으로 체험하는 꽃 작품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