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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正命의 삶을 사는 사람] 한국정신치료학회 창설 이동식 박사
“불법도 ‘스스로 마음 봄’ 강조”




“바르게 사는 것(正命)은 자기 자신을 돌아보며 사는 것입니다. 별다른 것 없어요.”

정신분석학의 대가 소암 이동식 박사(한국정신치료학회 명예회장ㆍ89)는 1976년 한국정신치료학회를 창립하고, 대한신경정신과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며 최고”라고 강조하는 노학자는 불교와 유교, 노장 사상을 통해 서양의 정신분석학을 풀이한 ‘도(道) 정신치료’를 창안한 장본인이다.

이 박사는 정명의 조건으로‘자존’‘자신을 돌아봄’을 강조한다. 그가 ‘도 정신치료학’의 일가를 이루며 자신의 사명을 올곧게 실천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다름 아닌 ‘자존’이었다. 이동식 박사는 한민족 전체가 자존감을 잃고 방황하던 일제강점기 대구의전과 서울대 의대를 마쳤다. 1954년 그는 미국에 유학해 서양 정신의학을 공부했던 소암은 1958년 유학을 마치고 귀국을 앞둔 소암은 우연히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린 세계철학대회에 참석했다. 그곳에서 이동식 박사는 당대의 석학들이 떠든 내용이 무식한 한국인들도 다 알던 것임을 보고 깨달았다.

“한국의 전통문화가 세계 최고이며 한국인이 가장 인간다운 인간”이라는 확신을 갖고 귀국한지 반백년이 넘었다. 지금도 소암 이동식 박사의 신념은 확고했다.

“WBC(세계야구선수권대회)를 보세요. 한국은 세계 최고입니다. 뉴욕타임즈 등 외신들은 ‘한국선수 같은 선수는 세계 어느 곳에도 없다’고 말합니다.”

이 박사는 개인은 물론 민족의 자존을 강조하며, 일본의 교과서 왜곡 문제도 방법을 달리하면 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 조언했다. “우리가 일본의 교과서를 갖고 매달릴 것이 아니라 한국이 교과서에 일본은 백제의 후예라고 당당히 기록하고 떳떳이 교육시키는 겁니다. 2001년 아키히토 일왕도 직접 백제 무령왕과의 관계를 인정하지 않았습니까?”

소암은 청담 스님을 비롯해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 봉선사 조실 월운 스님 등으로부터 불교를 익혔다.

이 박사는 “청담 스님 법문을 듣다보면 하고 싶은 말은 딱 두마디였다. ‘자존심, 자기는 우주에서 가장 존귀한 존재다’라는 것과 ‘사람은 자기 필름을 돌리고 있다’ 이것이 핵심인데 사람들이 못알아 들으니 길게 법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석가모니 부처님의 팔만사천 법문도 결국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과 불취외상자심반조(不取外相自心返照, 바깥에서 모양을 취하지 말고, 스스로의 마음을 돌이켜 봄)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람들이 상대에 의존하며, 끊임없이 사랑받기만을 갈구하다가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적개심을 품게 되는 애증(콤플렉스)이 바로 중생고입니다.”

이 박사는 일반적으로 ‘콤플렉스’라 알려진 개념을 ‘핵심감정’이라 이름 붙였다. “대개의 사람들은 과거의 고통을 회피하려 합니다. 고통스러우니 도망가고 숨는 것이 노이로제가 돼서 더 큰 고통을 주는데 그 기본이 바로 핵심감정입니다. 평생 자기 삶을 지배하는 핵심감정을 알아차리고 지켜보면 핵심감정이 사라지고 마음의 평안을 얻게 됩니다.”

소암은 “핵심감정을 지배하는 욕구가 없어지는 때가 바로 불교에서 말하는 무아(無我)이며 진여(眞如)”라고 말했다.

“대혜의 <서장>에 나오는 애응지물(碍膺之物, 가슴에 거리끼는 것, 집착돼 있는 것)을 벗어남이 불교적 깨달음(覺)이며, ‘핵심감정’에서 해방되는 건강에 이르는 길입니다. 수행하면 건강해집니다.”

‘자존’을 바탕으로 ‘자기 돌아봄’을 ‘도정신치료’라는 학문으로까지 승화시킨 이동식 박사는 정명을 실천하는 재가선지식임이 틀림없다.
글=조동섭 기자, 사진=박재완 기자 | cetana@buddhapia.com
2009-04-27 오후 4: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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