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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무애도인’ 춘성 스님과 관련한 다양한 일화만 입에서 입으로 떠돌았지 일대기가 일목요연하게 정돈된 책은 없었다. 근현대불교사 연구자 김광식씨가 “지하의 우물 속에 묻혀 있었던 춘성을 지상 밖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첫 번째 마중물이 되고자 한다”며 춘성 스님의 생애와 사상을 묶었다. 춘성 스님과 가까이 지냈던 출 재가자들의 회고담과 항간에 떠도는 기담들까지 샅샅이 모았다.
춘성 스님은 상식을 뛰어넘는 육두문자와 기행으로 사람을 매우 놀라게 했다. 기독교 선교사가 버스에서 지나치게 요란하게 선교를 하자 “뭐? 죽었다 살아났다고? 나는 여태까지 죽었다 살아났다 하는 것은 내 X밖에 본 적이 없다”며 호통 치던 스님이었다. 통행금지 시간이 되어 야간 순찰을 도는 순경이 “누구냐?”고 묻자 “중대장이다”라고 큰 소리로 대답한 스님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용운 스님 앞에서 머리를 깎고 승려가 된 춘성 스님은 은사의 독립운동을 도왔고 경전 공부를 열심히 했고 선방에서는 지독한 정진으로 유명했다. 도봉산 망월사에서 오래 오래 머물며 선방을 복원했다. 소탈한 성품과 괄괄한 대기대용을 자유롭게 구사하며 한 생을 바람처럼 살다간 스님이 춘성 스님이다.
책은 춘성 스님의 일대기와 내가 만난 춘성 스님, 일화로 만나는 춘성 등의 순서로 묶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