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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의 향기를 세속으로 전하고 무소유의 승가 생활을 세상 사람들의 생활모범으로 이끌었던 법정 스님 이후 출현한 글 잘 쓰는 젊은 스님들의 활약은 자못 크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생활상과 정체를 고집하는 승가의 풍속도가 그나마 부드러운 교집합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데 젊은 글쟁이 스님들의 역할이 컸기 때문이다. 각종 신문에 맛깔스럽고 위트 있는 칼럼을 실으며 부상한 현진 스님의 글은 수행자의 고뇌 또는 에피소드를 통한 인생의 진실을 궁구하는 진지함이 매력이다.
<두 번째 출가>는 현진 스님이 산사가 아닌 도심 사찰에서 수행과 전법의 ‘이중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상념과 일화들, 갓 출가 했을 때의 에피소드, 큰스님들로부터 듣고 배운 교훈들 등이 진솔하고 매끄러운 문장으로 알알이 엮어져 있다. 이 책이 12년이란 세월이 지난 뒤 약간의 손질을 통해 새로 태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본문에 이런 말이 나온다.
‘걸망을 세 번 묶었다 풀어야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