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찻집 나무에서 열린 군승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포교원 포교부장 계성 스님(오른쪽)과 정범 스님.

조계종 제180회 임시중앙종회에서 통과(투표인원 65명 중 662명 찬성)된 ‘군승의 독신 비구승 예외조항(종헌 제9조 2항) 삭제’의 원로회의 인준을 앞두고 일부 현역 군승들이 몇몇 원로스님과 연계해 크게 반발하며 갈등을 빚고 있다.

주로 영관급 기혼 군법사 알려진 이들은 육ㆍ해ㆍ공 군승 일동 명의로 조계종 원로의원 스님들을 대상으로 ‘원로대덕 큰스님들의 판단에 군포교 성패가 달려있습니다’라는 제하의 문건을 돌렸다.

(현역) 군승들은 “종회의 개헌 결정이 군종특별교구와 어떤 협의나 논의 없이 성급하게 결정됐다”며 “원로회의에서마저 인준되면 군승의 수급은 물론 장기복무를 통한 군포교 전문가 양성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역) 군승들은 “논의 절차를 배제한 이번 결정은 군포교 조직을 뿌리채 흔들 중대한 사안”이라며 “종회의 결정을 재고해 달라”고 건의했다.

원로 밀운 스님도 원로회의 스님들에게 “독신만 주장하면 조계종 군포교는 희망이 없다”며 종헌 제9조 2항을 삭제하면 군포교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예비역군승회장 계성 스님(조계종 포교원 포교부장)과 종회의원 정범 스님 등은 4월 16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역) 군승 등의 주장이 부당함을 밝혔다.

계성 스님은 “예비역군승은 종헌개정안에 적극찬성한다”며 “1981년 조계종 정화중흥회의에서 독신예외조항이 입법된 이후 군승제도는 지금까지 30여년 간 잘못된 길을 걸어왔다. 종헌이 개정되면 20년 후 군승제도는 정상화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스님은 “오히려 독신군승이 기혼군승(군법사)과 부딪히기 싫어 제대하는 경우도 많다”며 “현재 장기복무 신청자의 경쟁률이 4:1에 이른다. 절대 장기복무자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정범 스님은 “군종교구 상임위원을 4년, 신흥불교대책위원장을 2년 맡으며 군종교구에 줄곧 설명해왔다”며 “기혼 군승(군법사) 40여 명이 90여 비구군승 권한을 침해하는 것은 잘못”이라 지적했다.

스님은 “군승을 결혼시켜야 수급이 안정된다는 일부 군승들의 주장은 포교를 위해 비구 종단인 조계종 정체성을 포기하라는 말과 같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