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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연등축제 준비에 ‘구슬땀’ 한마음선원 청년회
“온 세상 밝힐 환한 燈 기대하세요”


한마음선원 청년회 연희단의 연습장면.

꽃샘추위도 멀찍이 물러선 화창한 일요일. 남녘에서 올라오는 꽃소식에 뒤질 새라 길가의 개나리 가지에서 노란 웃음이 톡톡 터집니다. 이 봄, 꽃은 산과 길에서만 피는 것이 아닙니다. 안양시 석수동에 자리 잡은 한마음선원에서도 수많은 꽃들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남들은 나들이 가느라 분주한 일요일이지만 한마음선원 청년회(회장 이동준) 법우(法友)들은 4월 26일 종로 일대에서 펼쳐지는 연등축제에서 선보일 장엄등을 만드느라 송글송글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겁니다. 그들의 이마에 맺힌 땀방울도 아름다운 꽃입니다.

장엄등 채색모습.

3월 29일 일요일 오후에 찾아간 한마음선원은 벌써 잔치집입니다. 4층 법당에서는 어린이들의 제등행렬 율동 연습이 한창입니다. 3층에서는 신도회 보살님들이 연등을 만드느라 분주하고 2층 강당에서는 청년회 연희단 법우들이 신나는 음악에 맞춰 율동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지하 2층 주차장에서는 학생회 법우들이 풍물놀이 공연 연습을 하느라 신나게 사물을 두드리며 호흡을 맞춥니다. 한 층 더 내려가니 아, 무슨 공장 같습니다. 생각보다 조용하고 모든 물건들이 깔끔하게 정리정돈 되어 있는 공간에서 화려한 전통등들이 만들어 지고 있습니다. 전지를 오려 배접지를 준비하는 팀, 철사로 기본 구조를 만드는 팀, 철사 구조에 배접지를 바르는 팀, 전기관련 작업을 지원하는 팀, 조립팀, 채색팀 등으로 철저하게 분업화 된 작업공간은 일사불란합니다.

“올 해는 문수등과 보현등 그리고 향등을 기본으로 장엄등을 구성합니다. 여러 가지로 어려운 시대이다 보니까 문수보살의 지혜와 보현보살의 정진하는 원력으로 세상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밝히도록 하라는 큰스님(대행 스님)의 가르침을 따른 겁니다.”

청년회를 담당하는 혜암 스님의 설명을 듣고 보니, 문수 보현 향등의 개념도가 눈에 들어 옵니다. 문수등은 세상의 원리를 모두 담은 지혜의 완성을 드러내는 것을 상징합니다. 커다란 법사자(문수보살의 화현)의 등을 탄 동자들이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입니다. 보현등은 코끼리를 탄 동자들이 끊임없는 구도행을 발원하며 만중생에 부처님 가르침을 전하는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골조 제작모습.

향등은 부처님 품안에서 행복한 세상을 묘사합니다. 가슴이 널찍한 부처님의 품 가운데에는 오색구름에 휩싸인 자성불이 모셔져 있고 오른쪽에는 탑돌이 하는 스님들이 왼쪽에는 불자가정의 단란한 모습이 입체조형으로 드러납니다. 부처님의 뒤에는 커다란 산이 아름답게 자리하고 앞에는 연꽃과 학과 기화요초들로 이루어진 극락연지가 아름답게 펼쳐집니다.

순수창작품으로 대형 장엄등을 만드는 한마음선원 청년회 회원들은 요즘 평일에도 학교와 직장을 마치고 달려오고, 주말이면 밤샘 작업도 한답니다. 이미 작년 연말부터 시작된 장엄등 제작과 연희단과 풍물패의 공연 연습이 ‘D-데이’가 다가올수록 막바지 작업과 연습에 탄력을 받으며 일분일초도 아끼는 겁니다. 매주 100여명의 법우들이 선원으로 달려와 작업과 연습에 매달린다니, 그러한 정성과 노력이 수년간 전통등 경연대회와 제등행렬 평가에서 최우수상을 석권하게 한 원동력이었음은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겠습니다.

지하 주차장과 지상에 특별히 만들어진 작업실에서 조금씩 형체를 드러내는 한마음선원의 장엄등. 올 연등축제 제등행렬에서 또 한 번 불자와 시민들을 감탄시킬 것으로 기대됩니다. 장엄등의 크기와 화려함 때문이 아니라 거의 반년 동안을 온 마음 다해 축제를 준비하는 청년 법우들의 정성과 원력이 세상 무엇보다 아름다운 등으로 불 밝힐 것이기 때문입니다.
글=임연태 기자 사진=박재완 기자 |
2009-04-09 오후 1: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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