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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의 사회복지시설은 지난 10여 년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개신교ㆍ가톨릭 등 이웃종교의 사회복지시설에 비해 불교계 시설이 수적ㆍ질적으로 열악하다는 반성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불교계 사회복지법인 대표자와 산하기관 및 시설대표자들이 처음으로 사회복지법인연합회를 발족, 복지포교 활성화의 새 전기가 될 전망이다.
사회복지법인 연꽃마을, 바라밀복지재단, 감천복지재단 등 40여개 불교계 복지법인이 소속된 한국불교사회복지법인연합회(이하 연합회)는 4월 8일 대전 유성관광호텔에서 창립이사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조계종 포교원장 혜총 스님(사회복지법인 불국토 대표이사)을 비롯해, 지현 스님(늘기쁜마음 대표이사), 현기 스님(통도사 자비원 상임이사) 등 불교계 사회복지법인 대표자 15인이 참석했다.
스님들은 이사회에서 혜총 스님을 초대회장으로, 수석부회장에는 각현 스님(연꽃마을 이사장)을, 상임이사는 현고 스님(바라밀복지재단 대표이사)을 추대했다
혜총 스님은 이날 모임에서 “교계에서 각 종단과 원력 있는 분들이 법인을 설립해 운영해왔다. 그 취지와 목적 등을 집약할 단체가 결성되기를 오래전부터 바래왔다”며 “각 단체가 연합해 복지서비스를 공유하고 자질을 향상시켜 불교복지서비스를 한 단계 향상시킨다면 불국토건설이 앞당겨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관 개정 등을 통과한 창립이사회에서 스님들은 연합회를 △회원 정체성 확립과 자질향상을 위한 교육 △사회ㆍ불교계 요구의 맞춤 적용 △불교사회복지 저변확대를 위한 인재양성 등에 힘쓸 계획이다.
이날 참가자들은 “이번 연합회 출범은 정부의 복지정책에 불교계의 참여를 넓히고 이웃종교에 비해 열세했던 사회적 위치를 확고히 해 나갈 전기”며 “교계 복지사업을 활성화시켜 사회복지사와 시설관계업무자 등 일자리 창출과 자연적 포교가 가능해 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번 불교계 사회복지법인연합의 출범은 이웃종교의 활동을 벤치마킹한 것이기도 하다. 현재까지 국내 사회복지시설이나 봉사현황에서 개신교의 활약은 압도적이다. 종교별 사회복지시설수에서 개신교가 종교계시설의 60%를 차지한다. 가톨릭도 전국 15교구에서 1000여 개소의 사회복지시설을 운영 중이다. 이에 비해 현재 불교계는 700여개소를 운영 중이다. 뿐만 아니라 종교계 복지단체를 아우른 협의회 결성도 불교계가 가장 늦다. 개신교는 지난 2001년 한국기독교사회복지협의회(대표회장 손인웅 목사)가 설립됐다. 이보다 앞선 1975년 가톨릭에서는 한국카리타스 총괄협의기구(위원장 안명옥 주교)를 설립해 국내외의 어려운 이들에게 봉사하는 일을 전국차원에서 총괄해 왔다.
문화와 복지는 비불자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불교를 접하게 하는 효과를 지닌다. 자비심과 자비행이 포교의 원동력이라면 문화와 복지는 포교의 수레바퀴다.
예를 들어, 대만은 인구의 95%이상이 불교신자다. 대만불교가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종교로 자리 잡은 것은 문화ㆍ복지적 접근에 주력했던 자제공덕회와 불광산 등 대만불교계의 숨은 노력 때문이었다.
다행히 이번 연합회 출범으로 한국불교도 대만불교를 모델로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게 됐다.
부처님탄신일을 뜻하는 4월 8일, 대전 유성에서 출범한 한국불교사회복지법인연합회가 자비를 수행 삼아 포교의 외길을 가는 불교 사회복지 관계자들의 지혜를 모아 복지포교의 신기원을 이룰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