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4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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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 바로 했다면 죽어도 내 혀만은 타지 않으리”
이기운 교수, ‘구마라집 삼장법사’ 펴내
구마라집 삼장법사를 펴낸 이기운 교수


“내 역경(譯經)에 잘못된 곳이 없다면 죽은 뒤 몸을 불태워도 혀는 타지 않을 것이다.”

<법화경> <아미타경> <유마경> <대지도론> <중론> 등 35부 380여 권의 산스크리트어 경전을 한역했던 구마라집(343~409). 그의 호언대로 다비에도 그 혀만은 타지 않고 남았다.

인도불교가 중국에 전해진 것은 달마의 선법(禪法) 이전에 구마라집의 역경(譯經) 덕분이었다. 구마라집은 축법호, 석도안 등과 함께 제1세대 역경을 이끈 역경보살의 원조다.

구마라집은 진제, 현장, 불공과 함께 중국불교의 4대 역경가로 불리지만 역경한 경전과 일화 뿐 알려진 사실은 적다.

국내 법화학 권위자인 이기운 교수(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는 오우초오 에니치(橫超慧日) 등이 저술을 바탕으로 구마라집에 대한 최근 4년여의 연구결과를 집대성해 <구마라집 삼장법사>(영산법화사 출판부 刊)를 번역ㆍ출간했다.

이 교수는 “역사상 수많은 훌륭한 역경 삼장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위대한 역경 삼장법사가 구마라집 법사”라며 “구마라집 법사는 중국 역경사에 중요한 전환을 가져온 위대한 승려”라고 말했다.

삼장법사 칭호는 역경가들이 경ㆍ율ㆍ론 삼장(三藏)을 번역해 붙은 칭호다.

구마리집의 혀가 봉안된 탑


서역지방 구자국(현재 위구르 자치구)에서 출생한 구마라집은 일생동안 380여권의 경전을 한자로 번역했다. 구마라집이 번역한 경전들은 삼론종, 천태종 등 중국의 여러 종파에서 채택됐을 만큼 중국불교의 흥기에 큰 기여를 했다.

이기운 교수는 구마라집의 공덕 가운데 <묘법연화경> 역경을 우선 손꼽는다.

이 교수는 “당시 축법호의 <정법화경>이 유통됐지만 문장이 어렵고 부처님의 본 뜻을 들어내는데 미흡한 점이 많았다. 구마라집 법사가 <묘법연화경>을 훌륭한 문장으로 알기 쉽게 전해 법화의 위대한 법문을 대중들에게 알렸다”고 설명했다.

<묘법연화경>은 부처님이 일체중생을 모두 불도에 이끌기 위해 일대사인연(一大事因緣)으로 세상에 출현한다는 출세본회를 밝힌 경전이다. 부처님의 본마음을 가장 잘 드러냈다고 해 법화행자들은 경중의 왕으로 여긴다.

이 교수는 “구마라집은 <묘법연화경>을 번역할 때 2000여 제자를 모아놓고 증의 등 치밀한 과정을 거치며 역경했다”며 “역경이 번역 이상의 불사(佛事)임을 스스로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구마라집 삼장법사>는 제1부 구마라집 법사의 업적과 불교 연구, 제2부 구마라집 법사의 생애와 역경사업으로 나뉘어 구마라집의 생애와 제자들, 역경활동 등에 대해 고찰했다.

부록으로 혜교의 <고승전> 역경조 번역문과 구마라집 법사 연보, 구마라집의 여정 등도 실었다. (02)762-4922
조동섭 기자 | cetana@buddhapia.com
2009-04-08 오후 2: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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