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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김포와 안산시 단원구, 서울 구로ㆍ가리봉동 지역에서 보이는 이주민집단 거주지역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현재 한국은 170여 개국에서 건너온 120만 외국인들과 공존해 사는 다문화사회가 됐다. 내국인이 기피하는 3D업종은 외국인노동자들이 없으면 산업 자체가 흔들릴 지경이다.
2004년 이후 결혼하는 부부 10쌍 중 1쌍이 국제결혼을 했고, 이 비율은 해마다 10%씩 늘고 있는 추세다. 결혼이민자 자녀들이 취학연령이 되면서 초등학교 등 교육기관에도 다문화가 빠르게 확산되는 중이다.
단일민족임을 자처하던 우리가 이제는 급작스런 다문화의 급물결 속에서 새로운 정체성을 찾아야할 상황에 직면해 있다.
정부가 최근 ‘제1차 외국인정책 기본계획’을 확정하고 2012년 까지 6000여 억원 예산을 들여 다문화사회를 위한 사회통합 강화 정책을 추진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어 3월 중순에는 어윤대 국가브랜드 위원장이 국가브랜드를 올리기 위해 다문화 가정 배려정책에 주력하겠다고 밝힌 것도 오늘날 한국사회가 다문화사회의 통합을 위해 나서기 시작했다는 증거다.
불교계는 2000년경부터 이주노동자지원사업을 펼쳐왔다. 이주민 지원 사업을 목적으로 불교계 최초 설립된 구미보현의집(現 마하붓다센터)을 비롯해 조계종총무원 사회부(이주민 쉼터, 프로그램 지원), 조계종사회복지재단(다문화가족지원센터 운영), 마하이주민지원단체협의회(20개 불교계 운영이주민 지원단체 연대), 개별 사찰 등에서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전국의 119개소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가운데 불교계가 운영하는 곳은 서울, 경북, 대구, 강원 4지역에 지나지 않는다.
국내체류 외국인 중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등 불교계 국가 출신은 77만 명에 달한다. 때문에 다문화가정 구성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들을 위해 불교계의 특별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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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사회복지재단(대표이사 지관)은 4월 7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다문화정책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불교’를 주제로 2009년 상반기 불교사회복지포럼을 개최했다.
다문화사회를 맞아 불교계 역할을 모색하고자 마련된 자리에는 설동훈 교수(전북대)가 ‘다문화사회, 정책동향과 미래의 대응방안’을, 강복정 팀장(중앙건강가정지원센터 다문화가족팀)이 ‘우리나라 다문화지원 서비스의 현황 및 과제’ 등을 발표ㆍ토론했다.
특히 진오 스님(김천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은 주제발표 ‘다문화가정을 위한 불교계의 대응 및 역할모색’에서 불교계가 부처님 가르침을 바탕으로 전략적으로 대응할 것을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스님은 “불교계는 위로는 깨달음을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교화한다는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의 기본정신을 바탕으로 다문화사회에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햇다.
다문화사회에 접근하는 구체적 실천법으로 진오 스님이 제안한 것은 △지역별 철저한 분석을 통한 주력분야 선정 △국내 거주 외국인승려 활용을 포함한 인적ㆍ물적 네트워크 구성 등이다.
이 밖에 진오 스님은 다문화자녀 장학금불사, 다문화가정 자비의 쌀, 연탄, 난방보일러기름 지원불사 등 사찰에서 가능한 지원사업을 소개해 관심을 모았다.
한편 설동훈 교수는 “이민자를 일방적으로 ‘피해자’ 또는 ‘구호대상자’로 보는 관점은 극복돼야한다”며 “‘한 건의 인권침해도 용납하지 않겠다(zero tolerance)’는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만 인권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있는 현실에서는 이민자 인권침해가 다량 발생하는 지점을 파악해, 정책의 우선순위를 설정해 시행하는 전략적 접근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설 교수를 비롯한 다른 참석자들은 부처님 가르침을 철저한 사업철학으로 전략적인 접근을 해야한다는 스님의 제안에는 의견을 같이했다.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 등 국제사회는 한국이 외국인 거주자와 혼혈인이 크게 늘어난 만큼 이제 다민족 사회가 됐으며 ‘단일민족’이라는 개념을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해왔다.
국가적 관심에 더해 불교계가 동체대비의 사상으로 다문화사회를 원융시킬 행동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