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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현대 불교의 중흥조인 경봉 선사(1892~1982)가 보조 국사의 영향을 받고 한암 용성 선사와 사상적 교류를 했다는 논문이 발표돼 눈길을 끈다.
보조사상연구원은 3월 21일 동국대 다향관에서 ‘한국 근대불교의 자화상’을 주제로 월례발표회를 개최했다.
정도 스님(동국대 강사)은 주제발표 ‘경봉 선사의 사상적 교류 고찰’에서 경봉 선사의 선사상을 ‘평상심시도(平常心是道)’로 설명했다.
이어 스님은 “보조 국사의 법맥을 이은 한암 용성 선사의 인교오심(因敎悟心)과 오후보임(悟後保任)의 가르침이 경봉 선사의 선사상을 구성한다”고 말했다.
‘가르침에 의해 마음을 깨닫는다’는 인교오심은 보조 국사의 <절요> 서문에 나오는 말이다.
정도 스님은 “송경(誦經)을 해서 경을 가까이 하고, 그 다음 간경(看經)을 한다. 간경은 옛 거울에 자기마음을 비춰보는 고경(古鏡)과 같은 것”이라며 “간경으로 자기 마음을 반조하고 깨달아 성불하는 것인 까닭에 ‘인교오심’은 교문과 선문의 전통”이라 설명했다.
스님은 “경봉 선사가 통도사 극락선원에서 21일간 화엄산림법회를 개설해 용맹정진하다 깨달음을 얻은 것은 보조의 <절요>가 말한 ‘인교오심’과 같다”고 강조했다.
깨달은 후의 정진에 대해 정도 스님은 한암 선사(1876~1951)와 경봉 선사가 주고받은 서신에 주목했다.
스님은 “한암 선사는 보조의 <절요>와 <간화결의론>이 공부 점검에 활용할 것을 권했다”며 “경봉 선사는 오후보임에 대해 한암 선사와의 서신을 참고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도 스님은 “경봉 선사는 용성 선사(1864~1940)와도 교류했다”고 말했다. 스님은 “용성 선사와 경봉 선사는 절차탁마하며 서신을 주고받았다”며 “용선 선사도 보조의 공부방법을 기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한동민 학예연구사(수원박물관)이 ‘일제강점기 안진호 스님과 시지 편찬’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