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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음성군 한 사찰과 인근 주민 260여명이 돌부처 소유권을 두고 갈등을 빚고있다.
3월 24일 음성군에 따르면 음성군 음성읍 평곡4리 수정사 주지 세진 스님은 2008년 12월 30일 마을 입구 서낭당에 있던 돌부처를 사찰 경내로 옮겼다. 돌부처는 1965년 마을 뒷산 계곡 부근에 묻힌 채로 발견된 뒤 주민들에 의해 서낭당으로 옮겨졌던 것.
마을 수호신으로 돌부처를 모시던 주민들은 마을총회 결정 등 동의 없이 무단으로 가져갔다며 경찰에 도난신고를 했고, 이를 음성군청에도 알렸다.
음성군은 돌부처 소유권을 두고 논란이 발생하자 문화재청 자문을 거쳐 지난달 “동산 문화재로 가치가 있는 만큼 2월 18일까지 원상복귀하라”고 사찰 측에 통보했다.
하지만 세진 스님은 “돌부처가 방치되는 것을 보고 너무 안타까워 사찰로 가져온 것”이라며 “평소에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주민들이 왜 이제 와서 돌부처를 달라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스님은 “뒷산 돌부처를 마을로 가져다 놓은 장만식 씨 가족의 허락도 받았다”며 충북도청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돌부처 소유권 문제가 행정심판 안건에 오르는 보기 드문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음성군은 “돌부처를 강제로 갖다 놓을 수는 없다. 일단 행정심판과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주민들은 음성군과 경찰이 사찰측 편에 서서 자신들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며 3월 31일 음성군청 앞에서 집회를 갖고 가두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박노만(65)씨는 “돌부처 도난신고를 하자 경찰이 묵살했고, 음성군도 돌부처 원상복귀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집회를 열어 사찰 비호세력들을 규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