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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원장 소임은 인적 없는 풀밭에 퍼질러 앉아 물결 없는 하늘 호수의 잉어 한 마리 찾다가 이 꽃에서 저 꽃으로 날아가는 흰나비나 바라보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물에 빠지면 큰일 날 희고 빛나는 소금 한 짐 지고 두 눈을 부릅뜨고 긴 외나무 다리 건너가는 걸음걸음이 떨리는 발길이었습니다.”
조계종 제5대 교육원장 청화 스님 퇴임식 및 시집출간 기념법회가 3월 24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공연장에서 열렸다. 청화 스님은 “교육원장 임기 5년 동안 엄정하고 공정하며 편파성 없이 소임을 하고자 최선을 다했다”며 “불학연구소장님을 비롯한 교육원에서 함께 해주신 스님, 종도, 종무원들의 노고가 있었기에 모든 일들이 가능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스님은 “종단 교육 여러 부분 아쉽지만 기초ㆍ기본ㆍ전문ㆍ재ㆍ특수 교육의 체계를 갖추고 승가고시를 정착했다”며 “앞으로도 시대 변화에 맞춘 승가 교육에 지속적인 노력을 한다면 불교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교육원장 임기를 마치고’라는 자작시 낭독으로 지난 5년의 시간을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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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관 스님은 조계종 법전 종정예하를 대신해 청화스님에게 표창장과 선물을 전달하고 “청화 스님은 임기 5년 동안 시종일관 어려움을 극복하며 일념으로 종단교육과 후배양성에 힘써왔다”며 그 동안의 노고를 치하했다. 이어 “바쁜 소임을 평화롭게 진행하면서 탁한 세상을 맑게 할 시집을 출간한 것을 축하하며 앞으로 종단과 후학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퇴임식과 더불어 청화스님의 첫 시집인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청화 스님은 연이어 진행된 출판기념법회 저자 인사말에서는 퇴임사를 할 때와는 달리 상기된 목소리였다. 스님은 “문학을 좋아하고, 자유를 찾는 한 사내가 수행자의 길을 가게 되면서 시를 쓰게 됐다”며 “시를 한편 완성할 때 가장 큰 행복을 느끼고 유일한 기쁨 중 하나였다”고 말하며 문학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이어 청화 스님은 “어제보다는 나은 오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 시인이 되고자 앞으로도 부단히 노력하며 시작 활동에 전념할 것”이라며 새로운 출발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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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퇴임식장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 호계원장 법등 스님, 포교원장 혜총 스님을 비롯해 함세웅 신부, 김상근 목사 등 200여 사부대중이 스님이 참석했다.
한편, 종정 표창, 치사, 송별사, 퇴임사, 선물증정, 저자 인사말, 축사, 시낭송으로 이어진 이날 행사에서 지선 스님은 ‘밤 불빛’ 함세웅 신부는 ‘새로운 힘’ 김상근 목사는 ‘향기있는 사람’ 진관 스님은 ‘호수ㆍ1’를 낭송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