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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덕사지(사적 제7호) 퇴장유구(退藏遺構)에서 출토된 고려시대 불교 공양구와 식기류 등 청동유물의 제작기법이 확인됐다.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지병목, 이하 연구소)는 3월 19일 1969~1970년 경주 망덕사지 발굴조사 과정에서 발견된 청동유물(고려시대 추정)에 대한 성분분석 등을 통해 제작기법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북 경주시 배반동 낭산에 위치한 망덕사지는 통일신라시대에 조성된 쌍탑식 가람이다.
연구소는 휴대용 X-선 형광분석기를 이용한 비파괴분석방식으로 불상대좌, 청동정병 등 10점의 유물 표면 성분을 분석했으며, 제작 방법에 따른 성분분석의 차이점을 밝히기 위해 구연부(口緣部, 토기의 입술을 포함한 최상위 부분), 동체부(胴體部, 토기의 어깨와 바닥을 포함한 몸통에 해당하는 부분), 저부(低部, 토기의 밑부분)로 나눠 조사했다.
조사결과 발과 대좌만 남아 있는 불상대좌의 경우 철(Fe)이 84%, 구리와 주석은 각각 6.01%, 9.18%로 나타나 철불로 주조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정밀한 형태의 가공을 요하는 청동정병 등은 구리(Cu)와 주석(Sn)에 납(Pb)을 인위적으로 첨가해 주조성을 높였으며, 일반적인 청동용기들은 구리(Cu)와 주석(Sn)만을 주원료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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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정민호 전문위원은 “이번 성분분석을 통해 당시 청동유물의 제조 기술 수준을 알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연구소는 신라문화권 유적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유물들에 대한 과학적 분석 및 재정리 등을 통해 보다 정확한 제작기법 등을 밝힐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국유사>에 따르면 망덕사는 삼국통일 과정 중 신라의 배신을 의심한 당나라 황제를 속이기 위해 신문왕 4년(684년)에 건립된 사찰로 알려져 있다. 현재 사지 내에는 동ㆍ서목탑지, 당간지주(보물 제69호), 금당지 등이 남아있으며, 특히 목탑지는 사청왕사지 동ㆍ서목탑지와 함께 신라 목탑 구조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